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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남별녀] 印복서, 비인기 종목 설움에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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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남별녀] 印복서, 비인기 종목 설움에 '펀치'

입력
2008.08.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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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에 열광하는 모습만 보면 피가 끓어 오른다."

영국에서 시작된 크리켓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스포츠다. 중계가 있는 날이면 너나 할 것 없이 할 일을 내팽개치고 TV나 라디오 앞으로 몰려든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복싱 미들급(75㎏ 이하)에 출전 중인 인도의 쿠마 비젠더(23)는 예외다. 비젠더는 "사람들이 크리켓에 열광하는 모습만 보면 피가 끓어올라 참을 수가 없다"며 크리켓 얘기만 나오면 목에 핏대를 세운다. '진정한 스포츠'인 복싱이 자국에서 천대 받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저항인 셈이다. 비젠더는 "인도 국민들은 복싱 선수라고 하면 무조건 폭력적이고 괴팍할 것이라고 단정지어 버린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사각의 링이 내뿜는 짙은 땀냄새에 반해 15세 때 복싱에 입문한 비젠더는 훅과 어퍼컷을 주무기로 2006년 영연방경기대회(커먼웰스 게임) 은메달, 도하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수확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수려한 외모로 남성잡지 <맥심> 의 모델로도 활동한 바 있는 비젠더는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어 '복싱 전도사'가 되겠다는 각오다.

지난 11일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인도에 역대 올림픽 사상 첫 개인종목 금메달을 안긴 아브히나브 빈드라(26)가 역할 모델인 셈이다. 일부 종목에만 지원을 편중했던 인도는 빈드라가 금메달을 딴 바로 다음날 올림픽 아카데미 설립을 약속하며 스포츠 저변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비젠더는 지난 16일 16강전에서 태국의 촘푸푸앙을 13-3으로 가볍게 눌렀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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