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은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개막된 이후 중국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날이었다. 이날 하루 거둔 금메달만 무려 8개였고, 동메달도 6개나 됐다. 누적 금메달 수는 35개였다. 이날로 중국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금메달 성적 32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쯤 되면 중국이 열광의 도가니가 될 법도 한데 비교적 차분하다. 일례로 베이징의 일간 신징바오(新京報)는 18일 중국의 금메달 획득 뉴스를 톱으로 전하면서도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의 투혼을 칭송하는 데 사설을 할애했다. 사설은 "9일 동안 무수한 예선과 결선을 치르면서 8개의 금메달을 딴 펠프스는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달성한 인류의 자랑"이라고 올림픽 정신을 기렸다.
올림픽 주최국으로서 자신만의 민족주의에 빠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은 15일 신화통신의 '스포츠의 종점은 민족주의가 아니다'라는 글에서도 확인된다.
통신은 1970, 80년대 중국 여자 배구의 전설적인 공격수로 활동하다 이번에 미국 여자배구팀 감독으로 올림픽에 나온 랑핑(郎平)이 중국 여자 배구팀과 경기를 갖는 상황에 대해 "배구는 전쟁도 아니고, 랑핑 역시 군인이 아니다"며 "따라서 랑핑에게 경기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의 문제가 아니며 오직 직분에 충실히 이행해 스포츠 정신을 실현하는 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포츠는 불가피하게 민족국가와 관련이 있지만 스포츠의 종점은 민족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맺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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