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8일 국회 원 구성을 위한 협상을 밤늦게까지 거듭했지만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또다시 합의에 실패했다. 여야는 19일 오전 11시 협상을 다시 하기로 했으나 가축법 개정안을 둘러싼 이견이 워낙 커 합의 도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여야의 지루한 줄다리기에 국민들의 짜증은 분노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여야가 김형오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이날 소집해 놓은 본회의까지 19일 오후 2시로 미루며 마라톤 협상을 벌였음에도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18대 국회가 '식물국회' '불임국회'라는 비판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로 국회 개점휴업은 82일째를 맞아 14대(125일)와 7대(96일) 국회에 이어 세 번째로 긴 파행을 이어가게 됐다.
특히 여야의 협상 난항 이면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측면이 커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에 대한 질타가 불가피하다. 여당은 집권 초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보수세력 결집과 국정 운영 드라이브 강화를 노려 '강공(强攻) 정치'를 하고 있고, 야당은 원내에서의 수적열세를 의식해 현 시점에서 여권에 밀릴 수 없다는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어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물밑협상과 양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 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밤 9시30분까지 잇따라 개최하며 최대 난제인 가축법 개정안을 집중 논의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광우병 발생시 해당국으로부터 5년 동안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는 민주당의 주장을 법안에 담되, 한미 쇠고기 협상처럼 이미 체결한 협상은 부칙을 둬 예외로 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국산 쇠고기를 예외로 하는 것은 가축법 개정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 이견이 좁혀지지 못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주장은 국내법으로 국제 협상을 무효화 하자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했다.
한편 당초 이날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민주당을 배제한 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한나라당은 여론 부담 등을 감안해 실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19일 협상에서 또 합의를 이루지 못할 때는 여당의 국회법 개정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국회파행의 장기화와 정국 파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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