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0.001mm차이로 금과 은의 색깔이 바뀌었고, 4년간 꿈꿔온 금메달은 13초 만에 물거품이 됐다. 또 평생 단 한번 오지 않았던 근육경련은 올림픽 본선에서 발목을 잡는 불청객으로 찾아와 메달의 꿈을 한 순간에 앗아갔다.
태릉선수촌에서 4년간 뼈를 깎는 노력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해온 태극 전사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다.
남자양궁의 맏형 박경모(33ㆍ인천계양구청)는 개인전 결승에서 4엔드 첫발까지 95-94 앞서며 사상 첫 남자 개인전 금메달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마지막 2번째발의 화살이 8점과 9점의 경계선에 꽂히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최종 스코어는 112-113. 경계선의 화살이 9점으로 판명될 경우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지만 화살은 단 0.001mm차이로 벗어나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한 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를 꺾고 올림픽 무대에서 선 왕기춘(20ㆍ용인대)도 남자유도 73kg급 경기에서 왼쪽 갈비뼈 부상을 딛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상대의 깃을 잡기도 전에 역습에 말려 단 13초 만에 매트에 드러눕고 말았다. 발목잡아 메치기 한판 패. 순간의 방심으로 금메달을 놓치는 순간이었다.
남자역도 이배영(29ㆍ경북개발공사)은 안타깝기보다 차라리 억울했다. 인상에서 한국신기록을 들어올리며 금메달 전망을 밝힌 그는 용상 1차 시기에 찾아온 근육경련으로 단 한번도 바벨을 들어올지 못하며 실격패했다. 자신의 최고기록만 들어도 금메달까지 노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바벨을 잡고 쓰러지며 감동을 선사한 그는 올림픽 영웅으로 떠올랐다.
여자역도의 임정화(울산시청)는 48kg급 경기에서 대만의 천웨이링과 같은 중량을 들고도 510g차이로 동메달을 놓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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