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올림픽 8강 진출을 달성한 여자농구대표팀의 정덕화 감독은 올림픽 선수촌에서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숙소를 쓴다. 정 감독은 "말도 없고 조용한 아이가 방에 들어가면 나오지도 않네요. 다이빙 선수라는데…"라며 말을 흐린다.
궈징징이라는 슈퍼스타를 앞세운 개최국 중국의 초강세로 베이징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다이빙. 그러나 한국인에게 다이빙은 종목 자체도 낯설고, 한국에 다이빙 선수가 있다는 사실도 생소하다.
같은 국가대표 선수단 코치도 고개를 갸웃거릴 만큼 생소한 다이빙. 18일 저녁 베이징 내셔널아쿠아틱센터에는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이 진행됐다. 금ㆍ은메달을 놓고 접전을 펼치는 중국 선수들이 환상적인 연기를 펼칠 때마다 아쿠아틱센터가 떠나갈 만큼 큰 함성이 연방 터져 나왔다.
그러나 동양에서 온 스물 한 살 청년은 철저한 외면 속에 6번의 연기를 펼쳐야 했다. 아무도 그를 주시하지 않았고, 그에게 짧은 박수라도 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다이빙 한국 국가대표 손성철(한국체대). 그는 이날 예선에서 총점 353.35점을 기록해 전체 29명 가운데 29등을 차지했다. 4차 시기까지 27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두 번의 연기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1위로 준결승에 오른 중국의 허충(515.50점)과는 162.15점 차이다.
그래도 손성철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들 실수도 안하고 너무 잘하네요. 그래도 첫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연습할 때도 위축됐었고, 시합할 때도 너무나 조용한 반응에 외롭기까지 했다는 손성철. 그러나 10여명의 대학 일반부 선수들을 제치고 올림픽 무대를 밟은 그의 꿈은 벌써 2012년 런던에 가 있다.
베이징=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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