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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 정장에서 캐릭터캐주얼로

입력
2008.08.1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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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FnC코오롱 등 패션대기업들의 남성복 사업 주축이 신사복에서 캐릭터캐주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비즈니스 캐주얼 착장 기업의 증가, '그린 프라이스' 등 가격정찰제 도입에 따른 신사복 매출 감소를 극복할 대안으로 캐릭터 캐주얼 시장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최근 신사복부문에서 캐릭터사업부문을 따로 독립시키고 남성 트렌디캐주얼 부문 강화를 위해 유명 디자이너 한상혁씨를 전격 영입, 캐릭터캐주얼 '엠비오'와 함께 내년 가을 글로벌화를 목표로 출범할 신규브랜드 총괄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한씨는 우성I&C의 캐릭터캐주얼 '본'으로 능력을 인정 받은 디자이너. 제일모직은 엠비오가 디자이너브랜드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한 장형태 선임디자이너를 신사복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한씨 영입에 공을 들였으며,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상무가 직접 "가장 인터내셔널한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며 합류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캐릭터사업부 독립을 통해 남성 캐릭터사업을 키우는 것이 일차 목표이고, 신규는 남성으로 시작해 여성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토탈캐주얼로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FnC코오롱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채규인씨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편집매장 브랜드 '시리즈'를 통해 '시리즈 바이 채규인' 라인을 출시하는 한편, 가을시즌 미국의 남성 빈티지 캐주얼 '존 바바토스'를 국내 수입 판매한다. 존 바바토스는 올란도 블룸, 알 파치노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는 것으로도 유명세를 얻고 있다.

FnC코오롱 어번 캐주얼 부분장 한경애 이사는 "최근 남성복 시장은 기본형 정장에서 트렌드를 접목시킨 고급 캐주얼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남성복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견고히 하기위해서도 캐릭터캐주얼의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현재 남성 캐릭터 시장 규모는 2002년 3,000억원에서 2006년 8,000억원대, 2007년에는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삼성패션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남성복 전체에서의 캐릭터부문 시장 점유율은 2004년 16.59%에서 지난해는 20.3%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정통 신사복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40.2%에서 36.2%로 축소됐다.

김혁수 제일모직 엠비오팀장은 "지금은 남성복 구매 기준이 나이에서 취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면서 "정장 보다는 트렌드를 좇는 캐주얼 착장이 점점 더 각광받고 캐주얼 착장 연령대도 넓어지는 만큼 향후 남성 캐주얼의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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