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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류샹 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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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류샹 기권

입력
2008.08.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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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인들의 꿈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베이징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을 가득 메운 9만 명의 홈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했다. 결승도 아닌 예선에서 부상을 이유로 기권을 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중국이 자랑하는 육상 영웅 류샹(25)이 남자 110m 허들 2연패 위업 달성에 실패했다.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랙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류샹은 18일 벌어진 조별 예선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레이스를 포기했다.

6조 2번 레인에 나선 류샹은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스타트 블럭에서 뛸 준비를 마쳤다. 스타트 총성과 함께 힘차게 뛰어나가던 류샹은 5번 레인의 마르셀 반 데르 베스텐(네덜란드)의 부정 출발로 경기가 중단되는 순간 갑자기 절뚝거렸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오던 류샹은 허벅지에 붙은 번호표를 떼더니 급기야 주심에게 손을 든 후 레인 밖으로 나왔다. 류샹이 경기장 한쪽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치료를 받는 동안 중국 팬들은 초초하게 기다렸다. 그러나 류샹은 끝내 일어나지 못했고 예선 경기는 그가 빠진 채 속개됐다. AP와 AFP 등 세계 주요언론들은 류샹의 기권을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류샹의 예선 탈락으로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22ㆍ쿠바)와 '세기의 대결'은 아쉽게 무산됐다. 류샹은 지난 1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국제대회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오른다리 근육통은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고 최근에는 아킬레스에도 문제가 생겼다.

그 사이 신예 로블레스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강력한 라이벌로 급성장했다. 류샹은 안방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에서 2연패를 자신했지만 긴 공백 탓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류샹과 부자지간 같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순하이펑 코치는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를 기권한 것은 발 부상 때문이었다. 류샹은 지난 6~7년간 고생을 했다"며 "류샹이 기권 의사를 밝힌 후 3명의 의사가 달려들어 치료를 했지만 아무도 그를 도울 수 없었다"고 눈물을 터트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연패를 기대하는 홈 팬들의 기대에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 류샹이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류샹의 기권은 종합 1위를 눈앞에 둔 중국의 금메달 행진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한편 류상에 앞서 예선 1조에서 경기를 가진 로블레스는 1위(13초39)로 가볍게 2회전에 진출했다.

베이징=이승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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