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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 이젠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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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 이젠 '3파전'

입력
2008.08.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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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강한 애착을 보여온 두산그룹이 18일 전격적으로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번 주말쯤 매각공고가 나올 대우조선 인수전이 포스코ㆍGSㆍ한화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두산의 입찰 포기는 조선산업 고점 논란, 글로벌 시장의 신용경색 및 경기침체 등과 무관하지 않은 만큼, 10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유력 인수후보 간 극심한 눈치작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왜 포기했나

"30년을 노력해 1등 기업을 만들기보다, 1등을 인수해 30년간 선두를 지키겠다." 두산그룹의 인수ㆍ합병(M&A)을 총 지휘하고 있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여러 차례 M&A를 통해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변신한 '100년 두산'의 힘을 자랑하면서 대우조선 인수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포럼 강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인수 의사를 접은 것일까. 두산은 일단 '신규사업 진출'보다는 '기존 핵심역량 집중'을 택했다고 설명한다. 대내ㆍ외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모험을 하기보다는 내실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자금조달 문제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미 세계 최대 소형중장비업체인 밥켓을 49억달러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진 경험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 5조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가는 대우조선 인수전에 잘못 뛰어들 경우, 그룹의 생존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후 자금조달이나 시너지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룹 전체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GSㆍ포스코ㆍ한화 3파전으로

하지만 두산의 갑작스러운 탈락에도 불구, 나머지 후보 기업들의 인수 의지는 강렬하다. 대우조선이 조선과 방위산업 분야에서 초우량 기업인 만큼, 인수 자체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이다. 3개 그룹 모두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과 크다고 보고 다소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손에 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GS그룹이 가장 공격적이다. GS는 2005년 그룹 출범 직후부터 대우조선 인수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작업을 해왔으며,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는 등 인수자금 조달도 마무리했다.

GS그룹 관계자는 "포스코ㆍ한화와 비교할 때 계열사인 GS건설ㆍGS칼텍스 등과의 시너지 효과가 단연 으뜸"이라고 자평한 뒤 "그간 이런 저런 사정으로 M&A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이번만큼은 그룹의 역량강화를 위해 반드시 인수에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GS는 그룹 총수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도 뒤지지 않는다. 김승연 회장의 강한 의지 표명과 함께 이미 자금조달 계획도 마련했다. 한화는 비상장 우량계열사(한화건설)의 상장으로 상당한 현금 확보가 가능한 데다, 최근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국제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보폭이 넓어진 상태다.

포스코의 경우 시너지 효과면에서는 상대적으로 평가가 낮지만, 그룹의 성장동력 보완을 위해 인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실탄(현금성 자산 약 6조원) 확보도 포스코의 강점으로 꼽힌다.

박기수 기자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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