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잭슨 브라운(59)이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71) 상원의원 진영에 대해 히트곡 무단 사용을 이유로 손배소를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브라운은 매케인 대선 진영이 자신의 노래를 허가 없이 TV 광고에 사용했다며 손해배상과 함께 사용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 냈다.
AP 통신 온라인판이 17일 전한 바에 따르면 문제의 브라운 노래는 지난 77년 인기를 모은 <고독한 러너(running on empty)> 로 TV 광고에선 그 선율을 배경으로 깔고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고는 “미국 운전자들이 사전에 엔진 등을 점검하고 타이어에 적당히 공기를 넣고 운전을 한다면 연안에서 채굴되는 양만큼 원유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촉발시킨 오바마 후보를 공격했다.
브라운은 14일 제출한 소장에서 <고독한 러너> 의 무단 사용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브라운은 자신의 곡이 사용된 것만으로도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오해를 세간에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브라운은 자신이 음악을 통해 사회적 환경적 정의의 옹호자로서 명성을 드높여 오면서 평생 진보주의자로 일관해 왔다고 명기했다. 브라운은 그간 꾸준히 민주당에 정치헌금을 내왔는데 지난해 오바마 의원의 대선유세에 2,300달러를 기부했고 2004년 그의 일리노이 상원의원 선거 때도 2,000달러를 냈었다.
이번 손배소의 피고는 매케인 후보 외에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오하이오 주당위원회 등이 포함돼 있다.
공화당 오하이오주 당의장은 브라운의 항의에 따라 즉각 광고 방영을 중단했다면서 “별일도 아닌 것에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매케인 후보의 브라이언 로저스 대변인은 말썽을 부른 광고가 공화당 대선후보의 공식 선거운동에 쓰이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브라운 측은 매케인 후보와 RNC를 대신해 공화당 오하이오 주당위가 광고를 배포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브라운의 변호인 로렌스 아이서는 노래의 무단 사용이 충분히 비난받을 행위라며 명예 훼손을 이유로 7만5,000달러 이상의 배상금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매케인 후보 측은 앞서 아바의 <테이크 어 챈스 온 미(take a chance on me)> 와 존 쿠거 멜렌캠프의 <핑크 하우지스(pink houses)> 를 선거 캠페인송으로 채택했으나 당사자들의 반대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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