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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美 요정의 금빛 연기에 中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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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美 요정의 금빛 연기에 中도 반했다

입력
2008.08.1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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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미국인이 아닌 중국인의 입에서도 탄성이 흘렀다. 국적과 인종이 달라도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똑 같은 걸까.

분홍색 옷을 곱게 차려 입은 미국 체조 국가대표 나스티아 류킨(19). 그가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돌 때마다 중국 관중은 탄성을 질렀다. 중국 양이린이 금메달을 따려면 류킨의 실수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체조 요정 류킨이 보여준 환상적인 몸짓 하나하나에 중국 응원단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전광판에 새겨진 점수를 볼 필요조차 없었다. 양이린을 열렬히 응원하던 중국인은 "피아오량(漂亮)"을 외쳤다. 멋지고 아름답다는 뜻. 중국이 금메달을 싹쓸이하던 체조에서 미국이 마침내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류킨이 15일 베이징 궈자티위관(國家體育館)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체조 여자 개인종합에서 총 63.325점으로 우승했다.

류킨의 아버지는 88서울올림픽에서 구 소련을 대표해 체조 2관왕이 된 발레리 류킨. 그는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공중 3회전을 성공해냈다. 딸은 아버지에 이어 20년 만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아버지가 목에 건 금메달은 소련의 것이지만 딸이 따낸 금메달은 미국의 몫이란 게 다를 뿐이다.

어머니 안나 류킨은 87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체조 선수로는 키가 큰 딸 류킨(160㎝)은 체조 실력은 물론이고 예술성까지 갖췄다. 아버지의 기술과 어머니의 예술성을 닮은 셈. 다른 선수가 공중제비를 도는 연기를 펼친다면 류킨은 발레리나가 공연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레리와 안나는 1989년 모스크바에서 류킨을 낳았다. 소련에서 지은 이름은 아나스타샤. 미국 이민을 결심한 류킨 부부는 텍사스에 체조학교를 세워 후진을 양성했다. 아나스타샤에서 나스티아로 이름이 바뀐 류킨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체조선수의 길을 선택하더니 결국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이날 출발이 썩 좋지는 않았다. 류킨은 뜀틀에서 15.025점을 받아 공동 4위로 시작했다. 2007세계선수권 3관왕 숀 존슨(16ㆍ미국)은 뜀틀 최고점인 15.875점을 얻으며 줄곧 1위를 달렸다. 그러나 류킨은 높은 도약과 완벽한 착지를 앞세워 이단평행봉(16.650점), 평균대(16.125점), 마루운동(15.525점)에서 최고점을 얻어 역전 우승했다.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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