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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기어코 파국으로 가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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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기어코 파국으로 가자는 것인가

입력
2008.08.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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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기어코 파국으로 치달을 모양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오늘 낮 12시를 원구성 협상 최종시한으로 제시해 놓았다. 그 이후에는 직권상정을 통해 국회법개정안을 처리하고 한나라당과 일부 정파만으로 원구성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현재 여야 분위기로는 헌정사에 일찍이 없었던 여당 단독의 원구성 파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지금까지 두 차례 원구성 원칙과 일정에 합의했으나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한번은 청와대가 여야 합의를 인정하지 않아서 깨졌고, 14일까지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한 합의는 민주당 내부의 거부로 물거품이 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과 장악력 빈곤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 합의를 간단하게 무시해버리는 청와대의 오만도 문제이고, 제 당의 원내대표가 합의해 온 사항을 타박하고 뒤집는 민주당 내 강경파도 대책 없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최대 걸림돌은 민주당이 원구성과 연계하고 있는 가축전염병개정안 문제다.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 수입 5년간 금지, 수입금지품목에 내장 전체 포함, 쇠고기 수입협상 시 위생조건 국회 사전심의 등을 개정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요구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결국 재협상을 하자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은 쇠고기 파동 때 분출한 국민적 요구를 끝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쇠고기에 매달려 국회 정상화를 외면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대로 국회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지나친 패배주의요 자격지심이다.

끝내 여야가 원구성에 합의하지 못하고 민주당을 배제한 채 원구성이 이뤄진다면 큰 불행이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은 정치력 빈곤을 드러내 국민들의 비판을 받을 것이고, 민주당은 거리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전에 한나라당은 거대 여당으로서 밀어붙이면 된다는 오만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민주당도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거리가 아니라 의사당에서 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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