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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천수이볜…선거 자금 횡령 시인 이어 300억 해외 유출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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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천수이볜…선거 자금 횡령 시인 이어 300억 해외 유출 의혹까지

입력
2008.08.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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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대만 총통에서 물러난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이 선거자금 횡령 혐의를 시인하면서 추락하고 있다.

천 총통은 14일 선거 자금 일부를 아내 우수전(吳淑珍) 여사를 통해 해외로 빼돌렸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대만과 홍콩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천 전 총통의 대국민 사과는 여당인 국민당이 천 총통의 아들과 며느리가 스위스에 3,000만달러의 거액 계좌를 갖고 있었다고 폭로하고, 우수전 여사가 총통 업무추진비 1,480만 대만 달러(5억원)를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천 전 총통은 “선거자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나는 법을 지키지 못했다”고 의혹을 시인했다. 1994년, 98년 두 차례의 타이베이(臺北) 시장 선거와 2000년, 2004년 총통선거의 자금 중 일부를 횡령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부인이 올해 초 해외로 자금을 옮긴 사실을 나에게 처음 밝혔다“며 사건이 자신과 무관하게 진행됐음을 강조한 뒤 “해외로 이체된 자금은 총통 퇴임 후 대만 외교 등을 위해 쓸 용도”라고 강변했다. 천 전총통은 해외로 빼돌린 돈의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국민당과 대만 언론들은 9억 대만달러(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천 전총통의 선거자금은 스위스로 이체된 후 싱가포르와 케이먼제도 등으로 여러 차례 흘러가면서 돈세탁이 이뤄져 스위스 검찰도 이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우 여사가 천 총통의 선거자금 일부인 거액의 돈을 스위스 은행의 아들과 며느리 계좌 등으로 옮기고, 다시 돈 세탁을 위해 싱가포르와 케이먼 제도의 계좌로 옮긴 것으로 요약된다.

대만 검찰은 빼돌린 돈이 선거자금인지, 정치헌금인지, 뇌물인지, 공금인지 등 돈의 성격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천 전총통의 모든 자금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해외로 빼돌려진 자금의 정확한 규모, 자금의 성격 등이 수사로 확인될 때마다 대만 정계에 상당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총통 재임기간 중 부인과 사위가 부패혐의를 받았던 천 전 총통 일가는 앞으로 해외 자금 도피 사건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천 전총통 자신이 사법처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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