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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경제권 'R의 공포(recession: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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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경제권 'R의 공포(recession:경기침체)'

입력
2008.08.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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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유럽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이 모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시달리게 됐다. 세계화의 영향으로 전세계 경제가 밀접하게 연관돼 움직임에 따라 중국과 같은 개도국들도 선진국 경제 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의 2분기 성장률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래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14일(현지시각)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을 포함한 EU 27개 회원국 전체로는 0.1% 감소했다.

유럽의 마이너스 성장은 독일경제의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독일의 GDP는 전분기 대비 0.5% 감소, 2004년 3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의 경제 침체와 유로화 강세로 수출이 줄어들었고, 물가상승으로 내수도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존 내 2, 3위 경제국가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2분기 성장률이 -0.3%를 나타냈다. 스페인도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1%에 불과, 사실상 제로성장에 그쳤다.

유로존 밖인 영국 경제도 불안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 13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경제가 내년까지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본 내각부는 2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0.6%, 연율 환산으로는 -2.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다.

일본경제의 후퇴는 GDP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전 분기에 비해 0.5%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양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개인의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분기 GDP 증가율은 1.9%로, 1분기 성장률 0.9%보다는 높았지만 정부가 세금환급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선 것을 감안한 기대에는 크게 못 미쳤다. 실업률이 치솟는 와중에 세금환급 효과마저 사라지는 3분기부터는 다시 성장률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져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8%, 전년동기비 5.6% 올라 1991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에 이어 일본, 유럽 등 세계경제의 3대 경제권이 모두 경기침체의 늪에 빠짐에 따라 전세계적 불황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등 일부 개도국들이 상대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력 수출시장인 선진국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그 불똥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물가급등과 경기침체가 함께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화두였다면 앞으로는 경기침체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새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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