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둥지에 새 대신 지구에서 가장 빠른 총알이 날아든다.
16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올림픽의 백미 중 하나인 남자육상 100m 결승이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 궈자티위창(일명 새둥지)에서 막을 올린다. 궈자티위창 지역의 하늘은 14일까지 비를 뿌리다 예선이 펼쳐진 15일부터 활짝 개 '인간 탄환'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미국의 자존심 타이슨 가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모리스 그린, 2004년 아테네올림픽 저스틴 게이틀린에 이어 미국은 남자 100m 3연패를 노린다.
중국 땅에 성조기를 꽂을 주자는 타이슨 가이(26). 가이의 공식 최고기록은 지난 6월말 대표선발전 예선에서 세운 9초77이지만, 바로 다음날 결선에서 9초68로 비공인 세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초속 4.1m의 뒷바람 탓에 공식기록으로 인정 받지는 못했지만 12년간 깨지지 않던 오바델레 톰슨(바베이도스)의 9초69(비공인)를 뛰어넘는 것이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가이는 지난달 당한 왼 허벅지 부상으로 한때 이번 대회 불참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15일 예선 1라운드 5조 1위(10초22)로 2라운드에 진출한 가이는 "부상 탓에 좀 둔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자메이카산(産) 흑표범, '미국은 없다'
최고 스프린터를 가릴 이번 대결은 3파전으로 압축된다. 가이를 앞세운 미국의 콧대를 꺾을 저격수는 우사인 볼트(22)와 아사파 파월(26). 둘 다 자메이카 출신이다. 볼트와 파월은 개인 최고기록이 각각 9초72, 9초74로 가이를 앞선다.
현 세계기록보유자인 196㎝의 장신 볼트는 큰 보폭이 최대 장점이다. 지난 6월초 뉴욕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 파월과 가이가 45걸음에 결승선을 통과한 반면 볼트는 41.5걸음에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볼트는 200m가 주종목이지만 100m 5차례 출전 만에 9초72를 찍어 단숨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1984년 LA올림픽 칼 루이스(미국) 이후 24년 만의 100m, 200m 동시 석권도 노려볼 만하다.
전 세계기록보유자 파월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전성기 시절 100m 기록(각각 10초2, 11초4)이 말해주듯 스프린터의 운명을 타고났다. 파월은 지난달 말 스톡홀름-런던-모나코로 이어진 그랑프리에서 연속 우승하며 금메달을 향한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 15일예선 2라운드에서 파월은 10초02, 볼트는 9초92를 기록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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