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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헉! 공들여 들여온 브랜드가 敵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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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헉! 공들여 들여온 브랜드가 敵地에… "

입력
2008.08.1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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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유통업계 맞수 신세계백화점과 혈투를 앞둔 서울 영등포 상권에서 제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처지가 됐다. 롯데가 합작 형태로 들여온 스페인의 글로벌 SPA브랜드(다품종 소량생산의 제조 직매형 의류브랜드) '자라(ZARA)'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롯데 영등포역사점 대신 신세계와 손잡은 ㈜경방 타임스퀘어에 입점키로 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경방은 이날 스페인 인디텍스사와 타임스퀘어 1층에 1,157㎡(약 350평) 규모의 자라 매장을 입점시키기로 최종 계약했다. 경방 기획팀 윤강렬 과장은 "자라외에 H&M, 포에버21 등과도 접촉중이며 이 곳을 글로벌 SPA브랜드 존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퀘어는 경방이 내년 8월 개장을 목표로 건축 중인 초대형 복합쇼핑몰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CGV 등이 입점을 확정한 상태다. 특히 그 동안 규모 면에서 롯데 영등포역사점(약 1만평)에 밀렸던 신세계는 경방필백화점까지 위탁경영, 타임스퀘어의 한 축을 맡으며 전체 매장면적을 1만3,000여평으로 확대하고 명품관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신격호 회장이 1월 영등포점을 깜짝 방문해 현장을 두루 챙긴 것도 영등포 상권의 절대 강자 위치가 신세계와 타임스퀘어에 의해 크게 흔들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전언.

롯데로서는 자라의 파괴력을 잘 알기에 이번 결정이 더 뼈아플 수 있다. 롯데는 4월 말 영플라자점에 자라를 입점시키면서 매장 확보를 위해 12개 국내 브랜드를 내보내는 무리수를 뒀지만, 매장 효율은 120%가 뛰는 '자라 효과'를 거뒀다. 우길조 영플라자팀장은 "자라 입점 이후 트렌드리더층 및 남성고객 확보라는 목표가 현실화됐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영등포 상권에선 이 '자라 효과'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적수, 신세계-타임스퀘어 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롯데는 스페인 인디텍스사와 20대 80으로 합작, 자라를 들여왔으나 출점지역 선정이나 브랜드 운영에 대해서는 어떤 권한도 갖지 못해 눈 뜨고 적지에 브랜드를 선사한 꼴이 됐다.

업계는 롯데가 신세계-타임스퀘어의 협공을 막기 위해 영등포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계획하고 있지만, 역사에 들어선 점포라는 한계와 자라 효과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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