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소원은 KAIST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을 보고 죽는 것입니다.”
14일 오전 11시 대전 유성구 KAIST 대강당 세미나실. 578억원 상당의 재산을 KAIST에 기부하는 약정서에 사인을 한 한의학계 원로 류근철(82) 박사는 환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학자가 살아서나 죽어서나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예우를 받는 나라가 바로 선진국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오늘은 우리나라 기부문화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류 박사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류 박사의 근검함도 화제가 됐다. 이날 매고 온 넥타이가 1만원에 3개짜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약정서에 사인한 펜은 10여년 전 1,300달러를 주고 구입한 세계에 199개 뿐인 순금 만년필이었다. 그는 “보람 있는 일에 쓰려고 소장했던 이 만년필을 오늘 제대로 썼으니 더 이상 미련도 후회도 없다”며 즉석에서 만년필을 KAIST에 기증했다.
한의학과 의공학 박사학위를 가진 그는 KAIST와 협력해 우주인의 급강하 및 급상승이 신경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싶다는 과학도의 열정도 밝혔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