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을 전후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일보ㆍ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29%가 나온 것을 비롯해 KBS(31%) 동아일보(25.4%) 국민일보(26.5%) 한국사회여론연구소(23.4%) 등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공히 한 달 전보다 5~6% 포인트씩 상승했다. 촛불 정국에서 10% 초반까지 미끄럼을 탔던 것과 비교하면 눈부신 상승이다.
당연히 청와대는 희색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촛불집회를 지켜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이탈 지지층이 돌아왔고, 또 이 대통령의 법치 강조에 지지를 보내 주는 것 같다"며"추석이 끝나면 40%대로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은 어떨까.
이 대통령 지지율 반등이 전통적 지지층의 복귀란 점에선 동의한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뜯어보면 지역적으로는 영남, 세대로는 50대 이상에서 비교적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 이들이 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한나라당 지지율에 못 미친다.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만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씨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안정적 30%를 유지하려면 박근혜 전 대표 지지세력 등 전통적 지지층이 완전히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올림픽 효과'를 업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노무현 대통령 때도 독도,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 등 외부 요인이 발생하면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독도와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출범 100일 시점의 이 대통령 지지율이 쇠고기 문제로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면 지금의 지지율에는 올림픽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며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지지율 상승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요약하면 "최근의 이 대통령 지지율 상승은 전통적 지지층의 일부 복귀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얘기다.
당연히 이후 지지율 전망은 박할 수밖에 없다. 박성민씨는 "전통적 지지층을 모두 결집시키면 30%는 유지할 수 있겠지만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하면 40%대에 이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지연씨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돼 올라가는 게 아니라 일시적 상승 현상인 만큼 이후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귀영씨는 "KBS문제나 공기업 선진화 방안 등 구체적 현안에 대한 국민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지지율이 국민 신뢰 회복 등을 통해 바닥을 다지며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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