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10개월째 맥을 못쓰면서 지난해 '펀드 광풍'에 홀렸던 약 40조원이 사라졌다.
1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ㆍ외 주식형펀드 2,362개(국내 1,225개, 해외 1,137개)를 조사한 결과, 순자산이 가장 컸던 작년 11월 7일 대비 평가손실 규모(13일 기준)는 38조3,889억원(국내 20조689억원, 해외 18조3,20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펀드(148개)의 손실(10조7,341억원)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해 10~11월은 글로벌 증시가 최고점을 찍었던 기간이자 그간 미적거리던 펀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펀드 열풍의 막차를 탄 시점. 코스피지수는 작년 10월 31일(2,064.8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10월 16일(6,124.04), 홍콩H증시는 작년 11월 1일(2만609.1) 고점 이후 25~60% 가량 추락했다.
꼭지에 가입한 펀드 투자자들은 손실이 워낙 커 발을 빼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ㆍ외 가릴 것 없이 망가져 펀드별로 나눠 가입한 분산투자의 철칙도 힘을 못쓰고 있다. 더구나 반등 재료가 미약한 국내 증시, 올림픽 이후 경제가 꺾일 것으로 우려되는 중국 증시 등 전망도 불투명해 펀드 투자자의 고통은 당분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전히 펀드로 돈이 몰리는 것은 아이러니다. 올 들어 주식형펀드엔 12조7,600억원(국내 9조9,100억원, 해외 2조8,5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ㆍ외 주식형펀드 수는 7월 말 현재 작년 말보다 18% 늘었고, 특히 해외 펀드는 43.9%(자산운용협회 조사)나 급증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자산운용사들이 자금 유치를 위해 새로운 지역에 투자하는 신규펀드를 경쟁적으로 만든 탓이다.
우리 증시의 장기 침체는 새내기 상장기업에도 우울함을 더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33개 기업 중 22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심지어 공모가 대비 40% 이하로 떨어진 '반토막 주식'도 7곳이나 됐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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