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에 사는 주부 이다영(32)씨는 최근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하면서 폐쇄회로 카메라(CCTV)를 집 안과 밖에 각각 2대씩 설치했다. 부녀자 및 아동 관련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다가 남편과 함께 내린 결정이다. 그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었지만, 집 안팎에 CCTV를 설치하니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며 "아이에 대한 걱정도 덜고 여름 휴가도 편안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보안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교통정보 수집 및 재난 관리 등에 주로 사용되던 CCTV가 최근 휴가철 빈집 관리와 범죄 예방 등 일반 가정 속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CCTV 시장은 전년 대비 4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트워크 CCTV 전문 업체 엑시스코리아의 윤승제 지사장은 "올 들어 초등학생과 부녀자 납치 등 각종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일반 시민들의 보안의식이 크게 높아졌다"며 "일반 가정집의 CCTV 주문 물량이 전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요 증가와 함께 CCTV의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흐릿한 화면과 부정확한 색상을 보여줬던 과거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대용량은 물론 100만 화소급 이상의 카메라를 탑재해 야간에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의 고성능 CCTV가 각광 받고 있다. 여러 대의 장비를 설치하는 디지털 네트워크형 CCTV도 수도권과 지방 관공서, 대학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미 대법원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숙명여대, 국민대 등이 네트워크형 CCTV를 설치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CCT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MS리서치는 2006년 48억7,700만달러(약 4조8,770억원)였던 전 세계 CCTV 시장 규모가 2010년엔 81억4,600만달러(8조1,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06년 8,000억원에 머물렀던 디지털 CCTV 시장은 2008년 1조7,000억원, 2011년엔 4조20억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선 기존 아날로그 제품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려는 교체 수요가 당분간 CCTV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국내 24개 CCTV 관련 업체는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달 초 지식경제부 인가를 받아 '한국디지털CCTV연구조합'(조합장 권오언)을 출범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포함한 10여 개 기관 및 업체도 합류할 예정이다. 권 조합장은 "다른 산업군(群)과는 달리 CCTV 시장은 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아날로그 제품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대체재로 등장한 디지털 제품의 교체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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