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 살의 대본 작가 크리스 미델톤은 지난해 10월 조 미델톤과 결혼했다. 결혼 전 이름이 크리스 다이어였던 그는 결혼 후 자신의 성을 버리고 아내의 성 미델톤으로 바꿨다. 그가 성을 바꾼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내 성은 염색공이라는 뜻인데 그것이 너무 싫었어요. 반면 아내의 성은 근사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아내가 외동딸이라 그녀의 성을 따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델톤은 자신이 남녀 평등주의자라거나 급진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저 자신의 성보다 아내의 성이 더 좋아보였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아내의 성을 따르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친구들로부터 농담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친구들은 새 이름이 적힌 미델톤의 은행 카드를 본 뒤에야 그의 말을 믿었다.
미델톤처럼 결혼 후 아내의 성을 따르거나 아내의 성과 자신의 성을 합치는 남성이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17일 보도했다. 자신의 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남녀가 평등하다는 생각에서 성을 바꾼다는 것이다.
결혼 후 아내의 성을 따를 예정인 예비신랑 마틴 윌리(27)는 “지금은 옛날처럼 여성이 결혼 후 남성에게 종속되는 시대가 아니다”며 “남녀가 평등하다고 믿기 때문에 아내의 성을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윌리 보이(willy boy)가 겁쟁이를 뜻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 윌리가 싫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이름 바꾸기 대행기관인 UK디드폴의 루이스 바우어스 대변인은 “여성의 50%만이 결혼 후 남편 성을 따르며 점점 더 많은 부부가 성을 같이 표기하거나 성을 합쳐 새로운 성을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자신의 성 비야와 아내의 성 라이고사를 합친 것으로 유명하다.
차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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