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남자체조 개인종합 결선은 중국의 슈퍼스타 양웨이를 위한 독무대나 다름 없었다.
종목별 경기에 앞서 양웨이가 소개될 때마다 1만5,000여명의 중국 홈 팬들은 대형 오성홍기를 흔들며 체육관이 떠나갈 듯 '짜요(加油ㆍ힘내라)'를 외쳤다. 양태영과 김대은을 응원하는 한국 관중들은 마치 고립된 작은 무인도와 같았다.
2층 스탠드 맨 위까지 꽉 들어찬 중국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모두 6종목을 치르는 남자체조 개인종합의 특성상 보통 2~4명의 선수가 각각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연기를 펼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 선수들도 양웨이의 종목별 연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 라운드를 시작했다. 총 24명이나 되는 선수가 참가했지만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양웨이는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심지어 양웨이가 평행봉 연기를 펼치기 전 미끄럼을 피하기 위해 바에 로진을 바르자 바로 옆에서 철봉을 앞둔 팀 동료 첸이빙까지 나서 그를 도왔다. 공교롭게도 첸이빙은 잠시 후 시작된 마지막 철봉연기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최하위권에 그쳐 전체 종합순위 7위에서 꼴찌로 추락했다. 결과적으로 양웨이의 금메달을 위해 살신성인(?)을 한 셈이다.
양웨이가 6라운드 평행봉 연기를 마치고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 짓자 홈 관중의 응원 열기는 극에 달했다. 최종 점수를 확인한 양웨이는 매트 위로 다시 올라가 관중들에게 감사의 절을 하며 독무대의 '커튼 콜'에 화답했다.
베이징=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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