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선 수행을 하는 스님들이 여름 3개월간 외출을 금하고 수행하는 하안거가 끝나는 날이다. 조계종에서만 95개 선원에서 2,259명의 스님들이 이번 무자년 하안거를 났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하안거 해제를 맞아 13일 “만행길에 선지식을 만나거든 내가 지난 결제 동안 공부한 것이 금인지 똥인지를 제대로 점검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된다면 해제길이 또 다른 결제길이 되는 것”이라는 법어를 내렸다.
법전 스님은 만행 온 납자에게 ‘마른 똥막대기를 마음껏 물어뜯어라’고 한 운문 선사의 일화를 인용하면서 “공부를 하다 보면 금인 줄 알았는데 똥인 경우가 많다”면서 “‘법’은 금이지만 ‘법에 대한 집착’은 똥”이라고 말했다. 법전 스님은 이어 “안목이 열리지 않은 범부승은 법과 법에 대한 집착을 구별할 수 없어 똥과 금을 착각하지만 알고 보면 똥과 금은 둘이 아니다”면서 “번뇌의 똥을 치우면 보리의 금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고종 종정 혜초스님은 해제법어에서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나 세상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물욕만을 탐하여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면서 “만행을 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 발고여락(拔苦與樂)의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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