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던 '상하이의 기적'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23세 이하)은 13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D조 3차전에서 온두라스를 1-0으로 꺾었지만 이탈리아(2승 1무)와 카메룬(1승 2무)이 무승부에 그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온두라스를 대파하고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꺾는 경우에 희망을 걸었지만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되지 못했다.
박주영(서울)과 이근호(대구)를 최전방에 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한 한국은 초반부터 총공세를 펼쳤고 일찌감치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적 연출'의 희망을 부풀렸다. 전반 23분 이근호와 2대 1 패스로 상대 미드필드 정면을 돌파한 김동진이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가른 것.
기세가 오른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줄기찬 공격을 퍼부었지만 '이렇게 골이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수한 찬스를 무산시키며 종료 휘슬을 맞았다.
후반전 잡은 결정적인 찬스만도 10차례에 달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마이클 헤스터(뉴질랜드)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도 수 차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박성화호'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후반 14분 이청용(서울)의 크로스를 받은 이근호의 슈팅은 엉겁결에 전진한 상대 골키퍼를 맞고 흘렀다. 조영철(요코하마)은 후반 16분 일대일 상황에서 위력 없는 슈팅을 골키퍼 가슴팍에 안겨줬고 후반 22분 박주영의 프리킥은 오른쪽 골포스트 밖으로 살짝 빗나갔다.
헤스터 주심은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선언할 만한 장면에서 휘슬을 불지 않았고 후반 24분 이근호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찬스를 잡았지만 선심의 이해하기 힘든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무산됐다.
폭염 속에 투지를 불사르고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태극 전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고개를 묻은 채 일어설 줄을 몰랐다.
같은 시간 텐진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탈리아와 카메룬이 옐로우 카드 3장과 레드 카드 1장이 오가는 육탄전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한편 일본은 네덜란드에 0-1로 지며 3연패로 B조 최하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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