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보이(marine boy)는 테란의 병사 마린을 말하는 것 아니에요?"
국민 스타로 떠오른 박태환 선수에게 '마린 보이'란 별명이 붙은 연유를 놓고 세대별로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30대 후반 이상 장년층은 당연히 추억의 만화영화 '마린 보이'를 떠올린다. '마린 보이'는 1970년대 TV를 통해 방영돼 동심을 사로잡은 일본 만화영화로, 무기로 부메랑을 던지는 주인공 마린 보이가 돌고래, 인어아가씨와 함께 바다 속에서 활약하며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 '바다의 왕자, 마린 보이.
푸른 바다 밑에서 잘도 싸운다'로 시작하는 주제가를 부르며 자란 이들에게는 거칠 것 없는 박태환의 활약이 엄청난 속도로 물살을 가르던 슈퍼 소년 '마린 보이'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10대들에게 '마린 보이'는 꽤 낯선 이름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 엠파스 등 포털 사이트의 질문방에는 "왜 박태환 선수를 마린 보이라고 부르나요?"라는 10대들의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바다 소년' '해양 소년'등 영어사전상의 해석을 그대로 옮겨 "수영을 워낙 잘해서 그렇게 부르는 거 아니겠느냐"는 등 다양한 답변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컴퓨터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테란 종족의 해병대 병사 '마린'에서 따온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들도 적지 않다.
해병대원이란 뜻도 함께 가진 '마린'이란 말에서 10대들은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프로토스, 저그 종족에 맞서 총을 쏘며 적진을 돌파하는 떡 벌어진 어깨의 '마린'을 연상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10대들은 "박태환이 한때 스타크래프트 테란 종족의 고수였다"는 등 기상천외한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 '마린 보이'는 한 스포츠 기자가 2005년 이후 각종 세계 대회에서 화려한 성적을 거둔 박태환에게 이런 수식어를 붙인 뒤 인구에 회자되면서 별명으로 굳어진 것.
한 통신사 TV 광고에서 박태환 스스로 "나는 마린 보이 박태환"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공식 별명'이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의 스타 박태환에게 일본 만화영화 주인공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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