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다음 과녁은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침공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의 지배적 지위 회복이라는 야망을 감추지 않고 있는 인물이다. 가스 석유 등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무기로 냉전 이후 굳어진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왔다.
그가 침공 5일만에 그루지야를 국토를 사실상 장악하고 전쟁 종료를 선언하자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우크라이나가 그루지야와 마찬가지로 친 서방 정책을 펼쳐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적극 추진하면서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려왔다"며 "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측에 NATO 가입을 추진하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를 경고하고 싶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기적으로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관심 대상 1순위에 오를만하다. NATO 회원국들은 12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준회원국 가입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4월 두 나라는 NATO측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할 것을 요청했으나 러시아가 거세게 반발하고 프랑스와 독일이 이를 의식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흑해 함대가 아직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보이면 NATO 회원국들이 12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준회원국 가입 문제를 앞두고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구 소련 국가들의 공동체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 러시아 움직임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으로 유라시아와 동유럽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위축됐다"며 "친 서방 정책을 추구해온 독립국가연합 회원국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립국가연합은 1991년 구 소련의 해체를 계기로 구 소련 국가들이 결성한 공동체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카자흐스탄 벨로루시 등 12개국이 가입해있으며 정치 경제 협력을 도모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이 기구의 주도권을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그루지야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와 함께 독립국가연합 내 친서방 국가협의체인 구암(GUAM)을 결성하기도 했다.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0만 명이 모인 가운데 수도 트빌리시에서 12일 열린 궐기대회에 참석, CIS 탈퇴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유셴코, 에스토니아의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리투아니아의 발다스 아담쿠스, 폴란드의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이바르스 고드마니스 라트비아 총리가 참석해 그루지야와 사카슈빌리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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