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전 사장 해임이후 13일 처음으로 열린 KBS 임시이사회가 친정부 이사 6명의 기습적인 장소변경으로 파행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성향의 이사들에게는 뒤늦게 장소변경 사실을 알려 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KBS이사회는 13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본관 3층 제1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해임된 정 전 사장의 후임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재천 이사장 등 한나라당 추천 이사 6명은 회의 시작 직전 이사회 장소를 마포구 도화동 서울가든호텔로 변경했다.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200여명은 이날 KBS본관 3층 복도에서 이사회 개최를 막기위해 농성을 했으며, 이사회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장소를 변경했다.
그러나 박동영, 남인순, 이기욱, 이지영, 이춘발씨 등 야당 성향의 이사 5명은 회의 시작 10여분 전 KBS본관에 도착한 뒤에야 회의장소 변경을 통보 받았다. 이춘발 이사는 변경된 회의장소로 뒤늦게 출발했으나 나머지 이사 4명은 갑작스러운 장소 변경에 반발하며 불참했다. 이기욱 이사는 "장소변경 고지는 최소 이틀 전 이뤄져야 하는 데 갑작스럽게 장소를 변경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송법상 이사회 안건 상정과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는 재적 과반수로 전체 11명 중 6명만 충족시키면 된다.
야당 성향의 이사들은 이날 이사회 의결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인순 이사는 "의도성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상식과 신의에 반하는 회의 운영"이라며 "참여 의사가 있는 이사들이 참여 못한 회의의 의결 내용은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사원 행동' 소속 KBS직원들도 서울가든호텔로 옮겨 이사회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다.
한편 KBS이사회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통해 새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 공모와 서류심사에 이은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 한 명을 임명제청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사장 후보자는 이사회 내외의 추천을 통해 공모방식으로 모집하고 서류심사를 거쳐 3~5배수로 압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후보자 한 명을 선정, 임명권자에게 임명제청하기로 했다"며 "14일 사장후보자 공모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KBS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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