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클린리더스 CEO 탐방]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클린리더스 CEO 탐방]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

입력
2008.08.14 00:17
0 0

이철우(64) 롯데백화점 사장의 집무실에는 10년째 사무실을 옮길 때마다 제일 먼저 자리를 잡는 액자가 있다. 롯데리아 대표였던 1997년, 중국에 첫 점포 낸 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모 유명작가가 그려준 캐리커처이다. 특유의 활짝 웃는 표정으로 한반도에서 중국 대륙으로 성큼 발을 옮겨놓고 있는 모습의 그림이다. 이 달 초 중국시장에 첫 깃발을 꽂은 롯데백화점의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글로벌화는 현재 롯데가 집중하고 있는 화두다. 단순한 매출 규모가 아닌 명실상부한 최고가 되겠다는 고민을 통해 글로벌 유통명가 롯데의 기초를 닦겠다."

이 사장은 지금 롯데백화점에 불고 있는 변화의 선봉장이다. 그는 지난해 2월 롯데백화점 대표로 부임하면서 가진 첫 전체직원 조회에서 '롯데백화점의 르네상스를 맞이하자'는 제목의 조례사를 통해 "롯데도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천명했다. '보수적이다', '고압적이다', 혹은 '짜다' 등 롯데를 보는 안팎의 시선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체질 개선의 도약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추진력은 대단했다. '자국의 역사를 모르면서 해외 비즈니스를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모든 진급시험에 국사시험을 도입했다. 백화점 매입담당자는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획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바이어'라는 명칭 대신 '머천다이저'(이하 MDㆍ상품기획자)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또 전체 MD 중 3분의 1이 매월 사장 앞에서 직접 '상품기획 성공 및 실패 사례'에 관한 조사발표를 하도록 했다.

자연 협력업체를 더 자주 찾게 되고 담당 상품군(群) 트렌드나 업계 현황을 더 열심히 파악해야 한다. 전국 24개 점포의 점장 역시 3개월에 한 번씩 올해의 목표를 사장 앞에서 발표한다. 발표 내용이 훌륭한 사람은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특별 연수도 보내준다. 최근엔 우수발표자가 부상으로 두바이 시찰 기회를 얻어 출국했다.

"롯데가 '보수적이고 짜다'는 시각에는 현장 경영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들어있다. 사무실에 앉아 누가 갖다 주는 정보만 만져서는 뛰어난 상품기획을 할 수 없다. 현장에 직접 나가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더 좋은 기획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유통업계 '맏형론'도 이 사장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그린프라이스제를 통해 신사복 임의할인 문제를 정면 돌파한 것은 유통질서 합리화 차원에서 롯데가 앞장서야 한다는 뚝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또 매출연동 마진제를 통해 경기 침체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회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갑을 관계 대신 상생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엔 대대적인 이미지 리모델링 작업을 위해 사내 전담팀을 마련하고, 전 직원 가족을 초청해 함께 영화감상을 하고 롯데자이언트 야구단 경기를 관람하는 등 내부 결속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7조8,000억원으로 국내 백화점 부문 1위이며, 미국의 유통전문지 스토어매거진이 발표한 올해 세계 백화점업 순위 랭킹 11위에 올랐다. 이미 세계적인 유통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이제 막 밑그림을 완성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롯데는 제 2의 내수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을 비롯해 지난해 백화점을 개설한 러시아, 동남아 거점으로 삼을 베트남 등을 집중 공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거듭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사장은 "러시아와 중국 진출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3년이면 글로벌화에서는 국내 어떤 유통기업도 우리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