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
13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D조 리그 최종 3차전을 맞는 '박성화호'의 마음가짐이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23세 이하)은 1무 1패로 조 3위로 처지며 8강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 사력을 다해 온두라스를 대파하고 같은 시간 텐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2승)가 최대한 많은 골을 넣으며 카메룬(1승 1무)를 꺾어주는 '천운'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던 전례가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 축구는 1993년 11월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최종전에서 북한을 3-0으로 대파, 이라크와 2-2로 비긴 일본을 제치고 본선에 오르는 '도하의 기적'을 연출했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1무 1패로 몰렸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바레인을 4-0으로 대파해 8강행에 성공했다.
또 다른 '기적'을 바라기 위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득점포가 폭발해야 한다. 득실에서 카메룬에 4골 차로 뒤지고 있는 한국은 온두라스를 세 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다득점에서 카메룬을 따돌리고 8강에 오르는 '드라마 연출'을 바라볼 수 있다.
이탈리아전에서 변칙 전술로 나섰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본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과의 1차전과 동일한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앞선 경기에서 노출된 온두라스 측면 수비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다득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온두라스는 지난달 인천과의 친선경기에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에 두 골을 허용하며 1-2로 졌고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측면으로 파고드는 세바스티안 지오빈코(유벤투스)의 스피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며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측면 침투 능력이 뛰어난 박주영(서울)과 이근호(대구)가 투 스트라이커로 최전방에 나서고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이청용(서울)이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 활로 개척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 측면에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됐던 김승용(광주)의 선발 투입이 점쳐지는 가운데 '겁없는 신예' 조영철(요코하마)이 조커로 대기한다.
'박성화호'가 '상하이의 기적'을 연출하며 극적인 2회 연속 올림픽 8강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