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올림픽 열기가 국내 외환시장까지 멈춰 세웠다.
1초에도 수십 억원이 오가는 외환시장은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는 공간. 더욱이 요즘은 달러 강세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언제 나올 지 모를 외환당국의 개입에 딜러들이 더욱 긴장하는 시기다.
하지만 12일 '박태환의 수영'과 '진종오의 사격' 중계 시간 때는 달랐다. 외한딜러 대부분이 TV 중계를 보느라 외환 거래량이 거의 사라진 일시정지 상태가 연출된 것이다.
A은행 딜러는 "박태환 선수가 200m 결승에 나선 오전 11시15분부터 5분 가량 외환거래가 거의 실종됐다"고 전했다. 달러를 사는 쪽과 파는 쪽에서 내는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차이가 평소에는 10전 정도지만, 이 5분 동안은 순간 30전으로 벌어졌다는 것. 두 호가 차이가 너무 벌어지면 사실상 거래 의향이 없다는 의미다.
이 딜러는 "사격 중계가 있었던 오후 1시30분부터 2시까지도 거래량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두 시간대 모두 10분간 거래량이 이날 평균의 10분의 1(2,000만~3,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B은행 딜러는 "평소 딜링룸에는 CNN, 블룸버그 등 해외 뉴스채널을 종일 틀어놓는데, 요즘은 수시로 올림픽 중계방송을 튼다"며 "외환거래로 수익을 내는 것도 애국이지만, 딜러들의 응원 애국심도 만만치 않다"고 귀띔했다. 실제 이날 환율변동 그래프에서 두 중계 시간대는 환율흐름이 평행선을 그렸다.
한편,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오른 1,034.7원으로 마감,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