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무궁화 기르기에 헌신하는 형제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남 공주시 정안면 월산리 무궁화농장의 구자영(63)ㆍ자삼(59) 씨.
공주 태화산 계곡의 임야 10만㎡에 조성된 이 무궁화농장에는 수령 3,4년에서부터 30여년까지 187종의 무궁화 약 10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형 자영 씨는 이곳에서 살며 무궁화농장 일을 도맡고 있으며, 동생 자삼 씨는 최근 회사를 퇴직한 뒤 일주일이면 3,4일씩 서울에서 내려와 형과 함께 무궁화나무를 가꾸고 있다.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도 형제는 광복절을 앞두고 무궁화나무를 손질하느라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무궁화와의 인연은 아버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친 구석회 씨는 한국전쟁 직전 황해도 해주에서 월남해 독립기념관 인근 충남 천안시 북면에서 1966년부터 육묘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969년에는 공주 월산리에 무궁화농장을 조성했다. 그는 이때부터 2005년 작고할 때까지 40년 가까이 무궁화 육종과 보급에 평생을 바쳤다.
“일제가 민족성 말살정책의 하나로 우수한 품종의 무궁화를 모조리 뽑아가 버리고, 진딧물이 많이 끼고 볼품도 없는 품종만 남긴 것을 알고 아버지는 우수 품종의 무궁화 육종과 보급에 앞장서게 됐다”고 형제는 말했다. 무궁화 도감에 실려 있는 꽃잎이 작고 강렬한 단심이 있는 백단심계의 월산과 충무, 치우, 윤옥, 여해 등은 선친 구 씨가 개발한 품종이다. 이 같은 공로로 구 씨는 1995년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아이투자신탁운용㈜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자삼 씨는 “아버지가 못다한 무궁화 보급을 끝까지 이어갈 계획”이라며 “겨레 꽃 무궁화 사랑운동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국민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터넷에 ‘나라꽃 사랑’ 카페를 만들고, 독도에 무궁화를 심을 계획이다.
공주=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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