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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中 체조 영웅서 적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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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中 체조 영웅서 적장으로

입력
2008.08.12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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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의 가슴에 비수를 겨눠야 하는 '중국계 미국인' 차오량(40) 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감독의 얄궂은 운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베이징에서 나고 자란 차오량은 13일 오전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 결선에서 금메달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17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모국에 대적하게 된 차오량은 베이징 현지에서 미국과 중국 취재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차오량은 '새로운 삶'을 꿈꾸며 1991년 역시 체조 선수였던 부인 장리원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아이오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중국 국적을 포기했다.

디모인에서 소일거리로 작은 체조 교실을 운영하던 차오량의 인생은 1998년 숀 존슨(16)과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취미 삼아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온 여섯살박이 이웃 소녀 존슨의 비범한 재능은 체조에 대한 차오량의 열정을 다시 지펴 놓았다.

차오량은 '관리와 통제'가 특징인 중국식 훈련법에 미국식 '자율'을 결합한 독특한 방법으로 존슨을 지도했다. 하루 훈련을 4시간 이하로 제한했고 '평범한 학생 생활'을 유지하도록 했다. 체조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재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무리한 훈련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뜻도 있었다. 그러나 훈련 시간에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2006년 미국 주니어대회를 싹쓸이하며 돌풍을 일으킨 존슨은 지난해 전미선수권과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정상에 오르며 일약 '미국 체조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차오량은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차오량의 올림픽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18년 전 현역 생활의 마지막 무대였던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오성홍기를 단 채 우승을 차지했던 그가 성조기를 바꿔 단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차오량은 지난해 9월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총점 0.95포인트 차로 우승을 차지하며 모국에 뼈아픈 일격을 날린 바 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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