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할리우드는 '드림웍스가 인도기업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는다'는 월 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한차례 술렁였다. 드림웍스는 '할리우드의 미다스'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첸버그, 데이빗 게펜이 의기투합해 1994년 설립한 영화제작사.
자금난으로 2006년 메이저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에 인수됐지만 스필버그 등 3인은 여전히 드림웍스를 위해 일하며 지분 행사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선 스필버그와 파라마운트의 불화가 인도기업과 드림웍스의 제휴를 불렀다는 추론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으나 실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과연 스필버그가 '인도'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스티븐 스필버그의 감독판'(Steven Spielberg's Director's Cut)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할리우드는 어떻게 스필버그를 잃었는가'를 지적했다.
NYT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스필버그를 잡지 못한 주요 이유로 최근의 이익 급감을 꼽았다. 스타들의 출연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게 할리우드의 현실.
그 동안 수익보전의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하던 DVD시장 매출도 지난해 사상 처음 3.2% 급락, 스튜디오 경영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라 은행들이 황급히 돈을 거둬 들이고 있는 점도 메이저 스튜디오엔 크나큰 악재다. 아무리 흥행 보증수표라지만 영화매출의 20%를 꼬박꼬박 챙기는 스필버그가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더군다나 블록버스터와 작품성 위주의 영화를 두루 만들며 수입의 기복이 심한 드림웍스는 말 그대로 '신포도'나 마찬가지인 셈.
하지만 드림웍스 내부에선 다른 분석이 흘러나온다. 50여편을 연출한 스필버그가 메이저 스튜디오의 굴레를 벗어나 이제는 완벽한 독립을 원한다는 것. 이는 5억5,000만 달러(약5,600억원)를 내밀며 스필버그에게 프로포즈한 릴라이언스도 영원한 동반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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