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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클럽' 괜찮은 남자 손현주 "진짜 나쁜 남자 많은 현실, 드라마 보고 반성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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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클럽' 괜찮은 남자 손현주 "진짜 나쁜 남자 많은 현실, 드라마 보고 반성했으면"

입력
2008.08.1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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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기는 상대에게 퍼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신(scene)이 아니더라도 받아주고 들어주고 울어주고…. 그렇게 감정이나 느낌을 같이 잡아가는 거에요. 서로 더 많이 줄수록 좋은 작품이 나와요. 전 그렇게 믿어요."

SBS 주말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연출 손정현 극본 문영남)에서 애끓는 중년의 순애보를 펼치고 있는 배우 손현주(43). 바람난 아내에게 버림받고 새로운 사랑에 잠시 행복을 느끼다 다시 이별의 나락에 떨어지는 '길억'역할을 맡았다.

데뷔 17년차인 이 중년의 연기자는 연기도 사랑처럼 '미련 맞게' 기다리고 받아 줘야 한다고 역설한다. 진지한 눈빛, 작은 행동 하나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몸짓이 말을 나누는 이를 참 편안하게 하는 '괜찮은' 배우다.

부동의 시청률 1위 <조강지처클럽> 은 '욕하며 보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륜 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통속적이고 비현실적 캐릭터와 억지설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유부남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남자, '길억'의 생각은 어떨까.

"현실에선 더 심한 사람도 분명히 있어요. 그러니까 공감을 얻는 게 아닐까요. 정말 나쁜 남자들이 있죠. 그런 나쁜 남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고 좀 반성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는 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기가 막힌 상황'에 진정성을 불어넣은 동료 배우와 문영남 작가의 공으로 돌렸다.

"배우들의 조합이 좋아요. 어느 스타 하나가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다들 자기 역할에 충실하잖아요. 그리고 문영남 작가님의 대사를 읽어보면 굉장한 힘이 있어요. 마음을 쿡쿡 찌르면서 어느 순간 마음을 짠하게 하는 뭔가가 있어요. 한(恨)이랄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애 같은 것이랄까. 해학적이면서도 뭔가 철학적인 그런 대사들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 같아요."

눈물 연기를 예로 들었다. "예쁜 배우가 더 예쁜 척하면서 눈물을 똥글똥글 흘리는 건 우리 살아가는 모양하고 달라요. 슬퍼서, 화가 나서, 아니면 분하고 억울해서 우는데 어떻게 그렇게 울어요?

눈물콧물 찔찔 짜면서 바닥을 기면서 대성통곡하잖아요? 그게 작가가, 시청자가 원하는 눈물이에요. 시청자들도 다 알아요. 저 눈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손현주는 2005년 문 작가와 함께한 KBS 2TV <장밋빛 인생> 에서 조강지처를 버린 천하의 나쁜 남자 역할을 했다.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 어떤 역할이 편할까.

"연기는 어렵고, 고통스러워요. 편한 게 없어요. 욕심을 내서도 안돼요. 캐릭터에 연기에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나 중심으로 연기가 되요. 마치 손현주가 있어 <조강지처클럽> 이 있다는 식의 오류에 빠질 수 있어요. 그러면 좋은 작품이 안 나와요."

손현주는 1991년 KBS 공채 14기로 데뷔했다. 방송 데뷔 전 마당놀이 극단 <미추> 등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닦았다.

"마당놀이는 보통 1인 10역이에요.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안 하면 연극이 안돼요. 10개의 역할을 하다 보니까 '연기가 이렇다 저렇다'가 아니라 '30분 걸릴 호흡을 20분, 10분에 줄여보자'이런 식으로 대사나 연기가 일상화 되요. 그러다 보니 특정 배역에 대한 욕심이 좀 빠진 거 같아요."

어느덧 중견 연기자의 대열에 들어선 그는 자신의 연기인생에 자신감과 여유를 찾은 듯하다."이젠 '천천히 가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아요. 처음엔 한 번에 두세 작품씩 했는데 이젠 하나씩 해요. 천천히 감정을 이어가고 싶어요.

세상만사가 그렇잖아요. 어디가 끝이다, 목표다, 정하고 달려가는 게 아니라 가면서 이 길이 어디까지일까 일단 가면서 길을 찾는 거잖아요. 손현주가 손현주를 괴롭히지 않는다면, 세상 무엇도 나를 흔들 수 없다고 생각해요."

손현주는 9월 방영 예정인 SBS 수목 드라마 <타짜> 에서 주인공 '고니'와 도박여행을 떠나는 '고광열'역할을, 내년 상반기엔 최완규 작가의 대작 드라마 <히든> 에서 악역을 맡는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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