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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프 옌센 드림컴퍼니 최고상상력책임자, 미래사회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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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프 옌센 드림컴퍼니 최고상상력책임자, 미래사회를 말하다

입력
2008.08.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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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핀란드 우체국에서는 '맞춤 우표'를 판다. 개인이나 가족 사진을 받아 우표를 만들어 주고 1유로(Euro)를 받는다. 물론 이 맞춤 우표로 편지를 보낼 수도 있다. 새로운 형식의 우표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한 셈이다.

#2. 5년 후 한국에는 1,000개 정도의 새 자동차 공장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현대자동차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현대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자신의 기호에 맞게 튜닝하거나 다시 디자인하는 것을 돕는 보조공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차세대 자동차 트렌드다.

"부강한 국가가 되려면 스토리(Story)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덴마크의 미래학자이자 드림컴퍼니 최고상상력책임자(CIO) 롤프 옌센(66ㆍ사진)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 집단인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 소장으로 베스트셀러 <드림소사이어티> 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전 세계 100여 개 이상의 기업과 정부기관을 상대로 전략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11일 옌센을 만나 건국 6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와 국내 기업들이 향후 주력해야 미래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옌센은 우선 "정보화시대 이후의 미래사회는 품질보다는 꿈과 감성을 파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 경쟁력을 가지려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어우러진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드림 메이커'가 향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미래 예언인 셈이다.

그는"미래의 조직에서 가장 존경 받는 리더는 기업의 문화와 이미지를 창조하는 이야기꾼(Storyteller)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시장은 이런 능력을 더 많이 요구할 것이고 상품이 담아내는 이야기가 바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는 21세기 들어 이미 진행되고 있다. 그는 "소비자들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기꺼이 구매한다"며 "물질적 상품에서 물질 이상의 다른 '의미'를 찾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이 점차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이유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

그는 "소비자는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겨 있는 스타일과 이야기, 경험과 감성을 사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이미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멋진 이야기'에 대한 소비욕구를 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키와 코카콜라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나이키가 다른 상품보다 더 비싼 값에 팔리는 이유는 품질 외에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펀(Fun)'과 재미, 우정, 로맨스 등의 대명사인 코라콜라 역시 리얼한 스토리를 제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옌센은 미래사회의 키워드로 '행복지수'를 꼽았다. 행복지수란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 등을 계량화한 수치를 말한다. 그는 "정보화시대 이후에 찾아올 '꿈의 사회(드림소사이어티)'에선 행복지수가 국내총생산(GDP) 지수를 대체할 것"이라며 "행복지수를 높이려면 주거문화와 음식 등 모든 면에서 한국적인 정체성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드림소사이어티에서는 머리로 하는 '브레인 스토밍'만으로는 고객을 움직일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하트 스토밍(마음 속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세우는데도 행복지수 개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 경험에 비춰봤을 때 수도권의 기능을 지방에 분산하려는 노력은 대부분 별 효과가 없었다. 지방이 발전하려면 수도권을 모방하지 말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부산이 건물을 많이 짓는 것으로는 수도권을 이길 수 없다.

부산은 행복지수를 수도권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지역민의 삶의 질과 같은,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관용과 배려심을 갖고 있는가가 행복지수를 높이는 척도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려는 의지가 바로 행복지수라는 설명이다.

옌센은 '어린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 "어린이마다 가진 능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각자의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해야 한다"며 "타고난 최고의 이야기꾼인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건 틀렸다'며 어른이 가로막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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