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를 상대로 나흘째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가 분쟁 지역인 남오세티아를 벗어나 그루지야 영토 내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그루지야가 서명한 휴전안을 받아들이라고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협상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AP 통신은 11일 러시아 장갑차가 남오세티아와 가까운 고리시와 그루지야 서부 세나키 군사기지, 주그디디 지역의 한 경찰서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러시아 지상군은 그루지야 내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아를 떠나 그루지야 본토로 진격한 것이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11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 인근 특수부대 기지와 레이더 시설을 공격했다. 러시아 함정은 또 흑해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그루지야 미사일 초계정 한 척을 격침시켰다고 러시아군은 주장했다.
러시아의 그루지야 본토 진입은 "그루지야 군이 무장해제하지 않으면 그루지야 장악 지역으로 진격하겠다"는 세르게이 차반 압하지야 주둔 러시아 평화유지군 사령관의 최후통첩에 뒤따른 결정이다. 하지만 세나키 군사기지는 양측이 완충지역으로 정한 압하지야와 그루지야를 가르는 잉구리강에서 무려 50㎞나 떨어진 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관리는 11일 AP 통신에 "러시아가 그루지야 내로 진격한 것은 남오세티아에서 그루지야의 저항을 완전히 종결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한편 그루지야 진격 몇 시간 전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러시아는 국경을 넘어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압하지야에도 군 병력을 늘렸다. 인테프팍스 통신은 "압하지야 주둔 러시아군이 공수부대 9,000명과 기갑부대 350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사카슈빌리는 11일 유럽연합(EU)이 제안한 평화안에 서명했다고 AFP 통신은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유럽안보협력기구 의장국인 프랑스와 핀란드 외무장관은 그루지야의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만나 휴전을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고 이를 러시아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그루지야의 평화안 서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공격에 나서자 국제 사회는 러시아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10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침략행위가 계속되면 미국과의 관계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진 7개국(G7) 외무 장관들도 러시아에게 평화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루지야가 무조건 군대를 철수시켜야 하며 남오세티아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공식 문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부총리는 "국제사회의 힘을 빌리지 않고 그루지야가 직접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고 휴전안 수락을 일축했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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