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박태환의 낭보에 찬물을 끼얹는 완패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리던 한국 축구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23세 이하)은 10일 오후 8시45분(이하 한국시간) 친황다오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한 수 위의 개인기와 조직력의 이탈리아(2승)에 0-3으로 완패,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과 1차전에서 비겼던 카메룬(1승1무)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온두라스(2패)를 1-0으로 꺾고 조별리그 통과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무1패(승점 1)로 3위로 떨어진 한국은 13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탈락이 확정된 온두라스를 반드시 꺾고 8강 진출이 결정된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잡아줘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객관적 전력 차이가 결과로 직결된 한판이었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공수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확인시켰다. 박성화 감독은 공격수를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이탈리아의 철벽 수비진을 돌파하지 못하며 영패의 수모를 당했다.
한국 축구는 이탈리아전 패배로 1948년 런던 대회를 시작으로 올림픽 본선에서 단 한 차례도 유럽 팀을 꺾지 못하는 지독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최전방에 신영록(수원)을 세우고 좌우 측면에 박주영(서울)과 이근호(대구)를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이탈리아의 강한 압박에 막히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탈리아는 부상으로 온두라스와의 1차전에 결장했던 토마소 로키(라치오)를 중심으로 세바스티안 지오빈코(유벤투스), 주세페 로시(비야레알)가 좌우에 포진한 스리톱으로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김진규(서울), 강민수(전북)를 중심으로 한 한국 수비진은 사력을 다했지만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한 이탈리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전반 15분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로키의 슈팅이 김진규를 맞고 흐른 것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로시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변변한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하며 고전했고 이탈리아는 전반 31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마르코 모타(우디네세)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로키가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오른발 슛, 2-0으로 달아났다.
전반 43분 어렵사리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동진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추는데 그친 것. 한국은 후반 이청용(서울), 조영철(요코하마)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후반 45분 리카르도 몬톨리보(피오렌티나)에게 세 번째 골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한편 B조의 일본은 나이지리아에 1-2로 져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C조의 브라질과 A조의 아르헨티나는 2연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 양팀 감독의 말
● 박성화 한국 감독 "마지막까지 최선"
결과가 매우 좋지 않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승부를 펼치려 준비했지만 초반 너무 쉽게 실점했다. 이탈리아는 역시 뛰어난 조직력과 기술을 갖춘 팀이었다. 수비의 폭을 좁히고 후퇴시켜 빠르게 협공작전으로 공격을 차단하고 역습에 나서는 전략을 전반전에 구사하고자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전술 변화에 기대만큼 잘 적응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잘못 했다기보다는 전술 운용에 있어 우리 전략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 자력으로 8강 진출은 어렵게 됐다. 그래도 마지막 한 경기는 사력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겠다.
● 피에를루이지 카시라 이탈리아 감독 "공격수 3인방 맹활약"
지오빈코, 로시, 로키 3명의 뛰어난 공격수가 있기 때문에 그들을 최전방에 내세웠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조별리그 최종전인 카메룬과 경기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브라질과 8강에서 맞붙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조별리그가 진행 중이라 정확히 말할 순 없다. 브라질도 이 점에 대해선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