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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멋지지" 청소년층 너도나도, "싸게 해줄게" 불법업소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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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멋지지" 청소년층 너도나도, "싸게 해줄게" 불법업소 여기저기

입력
2008.08.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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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의 어깨 문신처럼 해주세요."

중학생 김모(16)군은 최근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어깨 문신을 한 것을 보고 틈틈이 모아둔 30만원을 들고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을 찾았다.

인터넷의 문신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이곳에서 김군은 바늘이 살을 쑤시는 것도 꾹 참고 담뱃갑 크기의 문신을 새겼다. 김군은 "엄마가 알면 혼나겠지만 너무 멋지다"며 "이번 방학 때 벌써 내 친구 두 명도 문신을 했다"며 으쓱해 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사이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등장한 문신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노출이 심한 여름 방학을 맞아 무허가 시술소 등에서 연예인의 문신을 따라 새기거나 아예 연예인 이니셜을 몸에 새기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들이 문신을 위해 주로 찾는 곳은 인터넷에 우후죽순 개설된 문신 카페. 회원으로 가입한 후 상담을 받아 서울 강남 등 도심 오피스텔에 차려놓은 무허가 시술소를 찾아간다. 문신사들이 개별적으로 마련한 문신카페만 2,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회원수가 1만 5,000여명을 넘는 카페도 성업중이다.

한 문신사는 "예전에는 노는 아이들이 문신을 했지만, 요즘은 방송의 영향으로 평범한 학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연예인과 똑같은 문신을 새기면서 일체감을 느끼고 친구들에게 과시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70여개의 전문 문신샵이 몰려있는 홍대 앞 거리도 청소년들이 붐비기는 마찬가지. 한 가게 주인은 "문신을 해달라고 조르는 학생들이 많은데, 전문 샵들은 청소년들을 받지 않지만 암암리에 시술해주는 업소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문제는 문신 가격이 청소년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싸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 샵의 비용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간단한 이니셜만 새겨도 20만~30만원에 이르고 문양이 들어가면 150만~400만원대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위생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싼 값의 시술소를 찾거나 청소년끼리 서로 문신을 새겨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신학철피부과의 신학철 원장은 "심지어 자기들끼리 그냥 칼로 문신을 새겼다가 피부염증을 호소하는 학생도 찾아온다"며 "위생도구 없이 문신을 하는 경우 피부병 뿐만 아니라 피부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공짜로 문신을 해주겠다며 여고생을 유인해 성폭행한 문신사가 붙잡히는 등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청소년을 이용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색료가 들어간 문신은 지우기 어렵다는 점도 청소년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최근 개발된 레이저 치료기로 검정색 문신은 제거할 수 있지만 유색 문신은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

청소년 대상으로 무료 문신제거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장은영 상담사는 "문신을 후회하며 지우고 싶다는 상담이 한 달에 200건 넘게 들어온다"며 "문신이 자칫 평생의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신 시술 자격을 의사로만 제한한 현행 의료법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문신이 개성의 표현으로 인식되면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문신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관리도 되지 않고 단속도 이뤄지지 않는 것.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오히려 문신사를 합법화해서 관리하고 미성년자 문신을 철저하게 금지한다면 청소년 문신 문제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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