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극기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선수촌과 시상식에 게양되는 태극기의 사괘가 잘못 그려지고, 이명박 대통령이 위 아래가 뒤바뀐 태극기를 들고 응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방치한 주중 한국대사관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등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오후 베이징 올림픽체육센터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여자 핸드볼 경기를 관전하면서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을 했는데, 마침 위 아래가 바뀐 불량품이었다. 주변에 있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유명환 외교부 장관 등 참모들이 쥐고 있던 태극기는 정상이었다.
청와대는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응원단이 나눠준 깃발을 들고 응원하기 바빴다"며 "경기가 박진감 있게 진행돼 하나하나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태환 선수가 수영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뒤 게양된 태극기 역시 괘의 굵기가 얇고 효의 간격이 정상보다 넓은 불량품이었다. 앞서 5일 열린 선수단 입촌식 때 걸린 태극기도 사괘가 잘못 그려져 있었다. 시상식과 입촌식 태극기는 모두 주최국 중국이 준비한 것이다.
시민들은 "대통령이 불량 태극기를 흔들고, 수행원들이 그 사실을 몰랐다니 한심하다" "중국이 엉터리 태극기를 만드는 동안 KOC와 주중대사관은 무얼 했냐"며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려 했거나, 최소한 다른 나라 국기보다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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