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8일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요구를 수용한 데 대해 대다수 언론 학자들과 진보시민단체들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면 보수 단체들은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사회의 결정에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는 방송의 독립성이며 그 무엇이든 방송의 독립성에 반한다면 정당성은 없다"며 "감사원과 이사회가 지적한 정 사장의 퇴임명분은 설득력이 없으며 낙하산 인사를 위해 낙하산 인사인 정 사장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학회 회장인 한진만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00년 통합방송법을 만들 때 KBS 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면권' 조항을 '임명권'으로 바꾼 것은 방송 민주화를 경험한 지 얼마 안 된 우리 사회에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탱해주자는 의미였는데도 '임명'을 '임면'으로 해석해 억지로 정 사장을 끌어내리는 것은 이런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의 언론 단체들은 "이사회는 정권의 방송장악을 위한 들러리이며 하수인"이라며 "우리 사회의 고귀한 가치인 방송의 독립성을 찾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라이트 방송통신정책센터는 정 사장뿐 아니라 사태를 이끌어 온 이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철환 대변인은 "KBS 이사 중에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던 사람이 있는 만큼 공정한 KBS를 위해서라도 이 시점에서 이사들도 책임질 부분은 져야 한다"며 "방송의 독립성이 훼손되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논의는 여론몰이로 끌어갈 게 아니라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정립해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