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는 1990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에서 독립한 신생국가다. 그러나 독립 직후 그루지야 내 남오세티아가 그루지야와의 전쟁 끝에 자치권을 확보하면서 양측간 군사적 분쟁이 시작됐다. 민족적으로 그루지야와 완전히 다른 남오세티아가 완전한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개입된 이번 사태가 1991년 그루지야 정부군과 남오세티아 반군 간의 전쟁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인구 7만명에 룩셈부르크보다 조금 큰 면적의 남오세티아는 1991년 러시아에 속한 북오세티아 공화국과 통합하기 위해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언, 18개월 간 정부군과 내전에 돌입한 뒤 94년 러시아 평화유지군 주둔을 조건으로 정전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한 남오세티아는 친미 성향의 미하일 사카시빌리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영토통합을 추진하고, 남오세티아를 자극하면서 본격적인 무력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흑해 연안에 자리잡은 압하지야까지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면서 그루지야는 '제2의 발칸반도'로 불릴 정도로 불안한 정정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독립하자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의 독립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압하지야와 러시아에서 자원한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전투에 참여하면서 전선은 더욱 넓어졌다. 4월엔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과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하면서 그루지야와 러시아간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같은 달 20일 러시아 전투기의 그루지야 무인 정찰기 격추 사건과 자치공화국 내 러시아 군 증파로 전쟁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특히 에너지 문제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그루지야 분쟁은 더 복잡해졌다. 천연가스 부국인 그루지야는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으면서도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송유관이 관통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서방이 그루지야의 송유관 보호를 목적으로 친러 성향인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에 미온적인 반면, 러시아는 남오세티아 등에 군사적 원조를 강화하면서 그루지야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주민의 80%가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두 자치공화국에 매년 상당한 규모의 재정 지원도 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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