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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황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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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황안나

입력
2008.08.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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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똑똑하고 영악스러운 잘난 사람 천지죠. 이런 세상에 실수도 하고 손해도 보고 하는 사람이 있어야 사람사는 냄새가 나지 않겠습니까”

60대 중반 23일간 떠난 국토종단기를 묶어 <내 나이가 어때서?> (2004)를 펴낸 실버스타 황안나(68ㆍ사진)씨가 자신의 실수담을 모은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샨티 발행)을 펴냈다.

개인블로그에 ‘앗 ! 나(안나)의 실수’라는 제목으로 3년간 연재했던 글 가운데 77편을 추렸다. 계산 만하고 물건은 안 들고 나오기, 짝짝이 신발 신고 마트에 가기, 커피에 소금 넣기, 가방에 알람시계 넣고 다니기, 병원에 승용차를 주차해놓고 택시타고 귀가하기, 트리오가 남아있는 그릇에 밥 비벼먹기 등 특유의 입담으로 황씨가 털어놓는 실수연발의 일상은 팍팍한 생활에 지친 일상인들을 박장대소하게 한다.

떠올리면 지금도 낯이 붉어지는 실수들을 책으로까지 펴낸 이유는 무얼까? 황씨는 “나이가 들었다고 어렵게 살아온 시절의 넋두리를 하며 젊은 사람들을 훈계하기보다는 내 실수를 공개함으로써 몇 사람이라도 웃길 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 보람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오히려 숨어있던 절경과 훈훈한 사람들을 만났던 4년 전의 국토종단 경험도 떠올리면서 “실패나 실수는 비웃을 만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생각해보니 오히려 인생의 자산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잇단 사업실패로 쌀 대신 메주콩을 불려 배를 채우기도 하고 연탄 한 장 없이 냉골방에 지내기도 했지만 그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긍정의 힘 때문은 아닐까.

미끄러운 골목길에서 한 손에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다른 손으로 전화를 받다 넘어져 멋진 노년의 신사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를 남편이 이번 책에서 처음 알게 돼 “요즘 영감님의 눈치를 슬슬 보며 여우짓을 하고 있다”는 황씨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는 책을 큰 서점에서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고등학교 시절의 꿈이 잇따라 이뤄져 꿈만 같다”고 즐거워 했다. 올 연말께는 지난해 다녀온 스페인 산티아고 길의 여정을 담은 여행서 한 권을 더 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사진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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