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요 위축→미분양 확대→주택경기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 침체된 주택 시장을 더 얼어붙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같은 대출 규제가 시행된 탓에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만큼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소유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건설업계 부도 도미노 우려
일단 거래 위축 가능성은 커졌다. 돈을 빌려 집을 산 경우 대출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매물로 처분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경영난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분양이 쌓이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ㆍ중견 건설업체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일 수밖에 없다. 미분양으로 묶인 자금만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건설사 신용 평가로 이뤄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도 6월 말 현재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이자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 증가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고전 중인 상황에서 기준금리마저 올라 업계 부담이 이중으로 늘어났다”며 “하반기에는 부도로 문을 닫는 건설사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수요자 대출 의존도 줄여야
내 집 마련 전략의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주택 수요자들은 금리 인상에 맞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특히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출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로 본격 접어들고 있는 만큼 집값의 30%를 넘는 대출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저금리 영향 때문”이라며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도자 입장에선 정부가 검토 중인 양도소득세 인하 등 세제 개편 움직임을 주시하며 매도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거나 투자 수익이 불투명한 물건을 보유 중인 경우라면 손절매를 감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집값 하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금리마저 올라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졌다”며 “대출 이자 부담에 비해 시세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 부동산은 무리하게 보유하지 말고 처분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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