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의 살 때문에….'
베이징올림픽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꿈의 무대'에 서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있는가 하면, 사소한(?) 문제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7일(한국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남자복싱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프랭키 게빈(22ㆍ영국)은 다이어트 실패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버밍엄 출신의 게빈은 차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영국 복싱의 희망이었다.
당연히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마카오에서 막바지 훈련 중이던 게빈은 도저히 기준 체중인 60㎏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스스로 판단, 8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개체량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체급 종목에서, 그것도 세계챔피언까지 지낸 선수가 체중에 발목이 잡혀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빈은 지난해 11월 시카고에서 열린 아마추어 세계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영국 복싱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영국 복싱대표팀 감독 테리 에드워즈는 "게빈은 올림픽을 위해 복싱 인생의 모든 걸 걸었다. 현재 그는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빈은 지난 6월 유럽연합 라이트 웰터급(64㎏급) 타이틀 매치에서도 우승 경험이 있던 터라 64㎏급에 출전할 수도 있었지만, 팀 동료인 브래들리 선더스가 이미 해당 체급에서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에 '솟아날 구멍'을 찾지 못했다.
이번 해프닝을 계기로 게빈의 프로모터가 프로 전향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어서 게빈은 올림픽 링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아마추어 생활을 접을 확률이 높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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