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목진석에 2대0 완봉 전자랜드배 우승국내외 5관왕… 랭킹1위 이세돌에 턱밑 추격
'왕의 귀환'. 이창호가 1년 만에 '왕중왕'에 복귀했다.
5일 저녁 8시부터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5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이창호가 목진석을 불계로 물리쳐 종합 전적 2대0으로 우승을 차지, 상금 5,000만원을 챙겼다.
십단전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타이틀 획득이며 왕중왕전에선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이다. 지난 기엔 강동윤과의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자멸하는 바람에 눈앞의 우승컵을 허망하게 날려 보냈었다.
이창호는 이로써 국내외 5관왕 (왕중왕ㆍ왕위ㆍ십단ㆍ바둑왕ㆍ중환배)으로 올라서면서 6관왕(LG배ㆍ삼성화재배ㆍ도요타덴소배ㆍTV바둑아시아ㆍ명인ㆍ국수)인 이세돌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개인 통산으로는 136번째 타이틀 획득으로 조훈현(157개) 다음 가는 기록이다. 이 밖에 이창호는 올들어 7일 현재 다승(44승 12패) 및 승률(78.57%) 1위를 질주하고 있어 하반기 중 타이틀 추가가 기대된다.
한편 목진석은 지난 2월 원익배 십단전(이창호 9단에게 0-2 패)과 3월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박영훈 9단에게 1-2 패)에 이어 또 다시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올 들어서만 3번째이자 개인 통산 8번째 준우승이다. 목진석은 2000년 제19기 KBS바둑왕전에서 이창호를 2대0으로 꺾고 우승한 게 자신의 유일한 타이틀 획득 기록이다.
■ 우승자 이창호 인터뷰 "건강 좋아져… 준우승 징크스 사라질 것"
대국을 마친 이창호의 얼굴은 밝았다. 이창호는 그 동안 조명이 강한 TV대국을 치르고 나면 이기든 지든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피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날은 바둑이 밤 10시가 넘어 끝났는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확실히 몸 상태가 전보다 훨씬 좋아진 듯 했다.
- 오늘 바둑은 어땠나.
"초중반은 잘 풀렸다. 종반 초읽기에 몰려 실수가 있었는데 목진석이 제대로 응징하지 못했다. 정확하게 찔러 왔으면 어려울 뻔 했다".
- TV기전이 많아 스튜디오에서 대국이 잦다. 전에는 스튜디오 대국을 마치면 땀도 많이 나고 얼굴이 붉어졌는데 오늘은 괜찮은 것 같다. 건강이 많이 회복됐나?
"원래 땀이 많은 체질이라 평소 대국 중에 땀을 많이 흘린다. 오늘도 처음엔 괜찮았는데 종반에 실수를 연거푸 저지르면서부터 얼굴에 열이 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조명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게 더 문제다.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 몸 상태가 나아졌다는 것은 병원에서 그렇게 판정을 받은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사실 병원에서 정확히 진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판정을 받고 말 것도 없다. 다만 스스로 느끼기에 많이 나아졌다는 생각은 든다."
- 요즘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헬스 클럽에 나가고 있다. 보통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한다."
- 몇 년째 세계 대회에서 계속 준우승에 그치고 있다. 이러다 '준우승 징크스'라도 생기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얼마전 구리와의 후지쯔배 결승은 내가 워낙 못 둔 바둑이기 때문에 아쉬움도 없다. 전에 세계 대회에서 계속 우승할 때는 스스로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운이 따라준 경우가 많았다. 요즘 계속 준우승에 그치면서 생각해 보니 아마 그 때의 대가를 치르는 게 아닌가 싶다(웃음). 앞으로 계속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10년만에 처음으로 이세돌과 함께 농심배 대표로 선발됐다. 이번에는 주장을 피하고 싶다거나 아니면 아예 1장으로 출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이세돌이 뒤에 있으면 마음이 편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세돌이 1장으로 출전해 연승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있을 지도 모르고…. 사실 먼저 출전하나 나중에 출전하나 큰 상관은 없다."
- 최근 한해원 3단의 결혼 소식을 들었을 텐데…. 이 사범의 결혼에 관심 있는 팬들이 많다. 혹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좋은 소식은 없는가.
"(웃으며) 없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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