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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한국이 177번째 입장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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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한국이 177번째 입장하는 이유는?

입력
2008.08.0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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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선 로마법을, 중국에선 중국법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입장순서는 중국의 한자 간체자(簡體字)로 쓴 국명의 첫 글자 획수가 기준이다. 획수가 적을수록 먼저 입장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한국(韓國)의 간체자 '韩国'중 '韩'자의 획수는 12획으로 205개국 중 177번째로 입장하게 된다. 북한의 국호, 조선(朝鮮)의 朝자도 우리나라와 12획으로 같지만 둘째 글자 鮮(鲜)이 国보다 획수가 많아 182번째로 입장하게 된다.

당초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남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한국 선수단이 들어온 뒤 178번째로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이 강력히 항의해옴에 따라 이를 급하게 바꿨다.

두 번째 입장국은 아프리카의 기니가 차지했다. 기니는 중국어로 '幾內亞(지네이야)'로 쓰는데, 幾는 간체자(几)로 보면 2획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참가국의 입장 순서를 정할 때 개최국의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100년 역사의 근대올림픽이 거의 영미권 국가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입장순서는 그 동안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정해져 왔다.

전통적으로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가 첫번째로 들어오고 ABC순으로 입장한다. 개최국은 맨 나중에 입장하는 것이 불문율. 그러나 개최국이 고유문자를 가지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88서울올림픽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글 자음 가나다 순에 따라 가나, 가봉순으로 입장했다.

따라서 중국도 한자 획수에 따라 입장순서를 정한 것이다. 1964년 도쿄올림픽때 일본은 자국어 대신 알파벳 순서를 따랐다.

베이징=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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