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평가전을 앞두고 "투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선발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갈 것"이라며 봉중근(LG) 류현진(한화) 김광현(SK)으로 이어지는 좌완 선발 삼총사로 승부수를 띄울 것을 공언했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류현진과 김광현은 5일 쿠바전에서 각각 2이닝 무실점과 2와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신구' 괴물다운 위용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 선발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로 꼽히고 있는 봉중근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봉중근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4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평가전이었지만 아마추어 세계 최강 쿠바 타선을 무장해제 시키며 베이징올림픽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1회 톱타자 두베르겔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봉중근은 2번 엔리케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3번 구리엘과 4번 마제따를 잇달아 범타로 요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2회에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며 절정의 구위를 자랑했다. 3회와 4회에도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경기 후 봉중근은 "개인적으로 미국전이나 캐나다전에 등판해서 승리를 거두고 싶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받은 (병역)혜택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봉중근의 호투 속에 모처럼 타격이 폭발하며 베이징올림픽 메달 사냥에 청신호를 켰다. 왼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2차례 평가전에 결장했던 김동주(두산)는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1회 2사 1ㆍ2루에서 쿠바 선발 팔마로부터 좌월 결승 싹쓸이 2루타를 때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또 고영민(두산)이 5회 중월 투런홈런으로 대표팀의 평가전 첫 홈런을 장식한 데 이어 정근우(SK)도 7회 2점홈런을 날리며 대포 갈증도 시원하게 해소했다. 대표팀은 홈런 두방 포함 장단 17안타로 쿠바 마운드를 맹폭하며 15-3으로 대승을 거뒀다.
성인대표팀이 쿠바를 이긴 건 국내 프로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한 98년 이후 9경기 만에 처음이다. 네덜란드 및 쿠바와의 평가전 3경기를 모두 마친 대표팀은 7, 8일 휴식을 갖고 9일 최종훈련을 한 뒤 10일 결전의 땅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 김경문 감독 인터뷰 "타선 살아나 반가워"
쿠바와의 마지막 평가전을 대승으로 장식하고 베이징올림픽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친 대표팀의 김경문 두산 감독은 8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한층 더 확신을 가졌다. 지난 5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10-2로 승리한 뒤 6일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에 2-6으로 무릎을 꿇었던 대표팀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리턴매치'에서 15-3으로 완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허허, 베이징에서 이렇게 좀 쳐야 되는데…"라며 환한 웃음을 보인 뒤 "평가전에서 승패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둬 기분좋다. 투수와 타자 모두 좋았다. 선발 봉중근이 스타트를 잘 끊어주었고, (김)동주의 1회 선취 타점이 중요했다"며 "특히 안타 숫자(17개)보다 타구들이 전체적으로 잘 맞았다. 내가 깜짝 놀랄 만큼 타구들이 잘 맞았다"고 살아난 타선을 반겼다.
잠실=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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