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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마음/ A형 간염 급속 확산… 10, 20대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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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마음/ A형 간염 급속 확산… 10, 20대를 노린다

입력
2008.08.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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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결한 환경에서 잘 걸려 후진국병으로 불리는 A형 간염이 최근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청결한 위생 상태로 A형 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항체가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이 A형 간염 다발지역인 저개발국가로의 여행이나 각종 수입식품 섭취로 A형 간염에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대부분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는데 최근에는 실제로 청소년층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A형 간염은 1990년대 이후 발병이 늘면서 지난해에는 2,2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올해에는 벌써 4,500명이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전국에 A형 간염 주의보를 내렸다.

나이 들수록 증상 심해져

A형 간염은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입으로 옮는 전염병으로 환자의 대변에 의해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수를 통해 주로 전염된다. 오염된 식수로 씻은 샐러드나 과일 등을 먹거나, 오염된 물에서 채취한 어패류를 날로 먹어 감염될 수 있다. 전염성이 높고 여러 사람에게 급속도로 퍼질 수 있어 가족이나 군인, 유치원 등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어릴 때 감염되면 거의 아무런 증상 없이 치유된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증상이 심해져 40대 이상에서는 2%, 60대 이상은 4%가 사망한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A형 간염은 다른 바이러스 간염인 B와 C형 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되지 않고 치명률이 매우 낮다”면서도 “어릴 때 감염되면 증상이 없거나 아주 경미하게 나타나면서 저절로 면역을 얻지만 어른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어릴 때 원인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연 면역을 얻을 기회가 없어져 어른이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걸리면 증상도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1970년대 10대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80%대였던 것에 비춰, 지난해 10대는 10%대로 나타났으며, 20대도 거의 비슷했다.

다행히 A형 간염은 대부분 잘 낫는다. 주요 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등과 같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과 식욕 부진,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이다. 또 소변이 붉거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되는 황달도 나타날 수 있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일단 발병하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해 안정과 고단백 식이요법을 하면서 휴식하면 대부분 낫는다.

또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에만 침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이러스를 통한 전신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A형 바이러스의 독성물질이 콩팥에 침범해 급성 콩팥병(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성인 A형 간염 환자의 경우 주 증상인 황달로부터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발생해 콩팥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수분 부족과 탈수 증상으로 인해 콩팥에 무리가 가게 한다.

치료약 없어 예방 접종이 최선

A형 간염은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생긴다. 또 감염 환자의 침과 대변을 통해 쉽게 전파되므로 단체생활을 하면 감염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습관성 약물 중독자는 주사기를 같이 쓰면 혈액으로 전염될 수 있다. 최근 5개 병원 환자 222명과 정상인을 비교한 연구 결과, 날 음식 섭취와 국외여행이 위험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식중독과 거의 비슷한 감염 양상을 보였다.

다행히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에서 1분 동안 끊이거나 물을 염소 소독하면 죽는다. 따라서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며, 식사 전이나 외출 뒤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

A형 간염도 B형 간염처럼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요즘 같은 휴가철이나 방학을 이용해 동남아나 중동 등 유행지역으로 어학 연수나 여행을 가는 사람, 장기 체류자는 출발 전에 예방 주사를 맞는 게 좋다.

또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등 만성 간염이 있는 경우엔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태어날 때 엄마에게서 받은 A형 간염 항체는 생후 만 1세가 되기 전에 거의 소실되므로 단체생활을 하면서 항체가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이밖에 평소 과음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국내에 출시된 A형 간염 백신 제품은 하브릭스(GSK), 박타(MSD), 아박심(사노피 아벤티스), 이펙살(베르나) 등 모두 4가지로 1~16세에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접종 후 6~12개월 뒤에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

● 도움말= 강남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고광철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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