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보다 경기 악화를 우려,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5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노동시장이 악화했고 금융시장도 상당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완만한 경제성장을 돕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2%로 동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FOMC 성명서는 "에너지와 일부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왔다"면서 경계감을 표시했지만 "신용 경색과 지속적인 주택부문 위축, 오른 에너지 가격이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물가보다 경기에 방점을 찍었다.
FRB가 6월 FOMC에서 물가인상을 우려하며 긴축으로 선회할 것처럼 보였으나 중립으로 돌아선 것은 최근에 발표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나빴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주 수정 발표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고, 7월 실업률은 예상보다 높은 5.7%로 치솟았다.
최근 국제유가 등 에너지와 상품가격이 급락한 것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투자부문 편집자인 존 오서스는 "상품시장이 FRB의 천둥을 훔쳐갔다"면서 "FOMC 발표 직전 비에너지 상품가격지수가 연초 수준 이하까지 떨어졌고 국제유가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FRB의 이번 태도 변화가 사실상 내년까지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라일 그램리 전 FRB 이사는 "FRB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진심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무슨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전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RBS 그린위치 캐피탈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도 "이번 발표의 속뜻은 그들이 빠른 시일 안에 금리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금리 동결 발표와 더불어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뉴욕 증시가 급등했고, 한국 증시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려 코스피 지수가 2.81%(43.17포인트) 올랐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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