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의 여파로 추락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등 살아 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디트로이트뉴스는 4일 미국의 양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엔진을 공동 개발하는 등 포괄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양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회사의 협력은 소비자 반응이 좋은 소형차와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집중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결국 생존을 위한 자구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핵심 부품인 엔진 개발에는 1조원 정도가 필요한데 양측이 협력하면 산술적으로 5,000억원이 절감된다. 포드의 상품개발담당 대표인 데릭 쿠작 이사는 “2년 전 두 회사는 연료 절감형 트랜스미션 개발에 협력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GM과의 협력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M이 먼저 손을 내밀었던 올해 6월만 해도 포드 내부에선 GM이 더 이득을 챙길 것이라며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GM의 앞선 기술을 활용하고 개발 비용을 줄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문은 GM의 제안이 포드 이사회에 상정됐고 양측은 세 차례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100년 넘게 경쟁한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결정적 계기는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판매 부진. 두 회사는 부도 가능성까지 나도는 등 경영상태가 급속히 나빠졌다. 자동차 전문조사기관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1992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SUV), 픽업트럭이 주력인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는 직격탄을 맞아 판매가 지난해보다 20% 안팎이나 줄었다.
GM과 포드는 올해 2분기에만 각각 15조원, 8조원 이상의 손실을 내며 공장 폐쇄와 감원을 잇따라 발표했다.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최근 ‘빅3’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보다 여섯 단계 아래인 ‘B-’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일본과 한국 업체는 선전을 계속해 미국내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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