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주의제 외에도 독도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등 각종 민감한 외교적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런 주제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따라 한국 미국뿐 아니라 관련 당사국인 북한 일본 등의 외교 정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독도 영유권 문제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를 만나 “독도 문제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일 간 오랜 문제인 데다 이전 정권의 정상회담에서도 자주 언급된 내용이어서 한국 국민의 독도 정서를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쇠고기 파동 등으로 미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정서가 이전과 다른 상황인 점을 감안,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독도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한쪽 편을 드는 단정적 발언은 하기 어렵겠지만 미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표기 원상 회복 결정에 대한 설명 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강산 사건 미국 측도 ‘비극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부시 대통령의 예상밖 언급이 나올 수도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북측에 ‘남북 공동조사에 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다.
쇠고기 파동 데니스 와일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쇠고기 문제는 지나간 이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잘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심도 있게 거론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쇠고기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꺼져가던 이번 파동의 불씨를 되살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 대신, 정상회담 오찬 메뉴에 미국산 안심스테이크를 한우와 함께 제공하는 이벤트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양국 간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이기에 ‘잘 협의하자’는 정도의 원론적 얘기가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최근 독도 문제에 나름대로 성의를 보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 미국 측은 42% 수준인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50%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고, 한국 측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프간 파병 문제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 있는 대목. 와일더 보좌관은 이날 “미국은 한국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이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군의 아프간 파병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의 자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기엔 지난해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 23명을 억류하고 한국군 철수를 석방조건으로 내세웠던 적이 있어 한국군의 안전한 임무 수행이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따라서 군 부대 단위의 파병 대신, 경찰관 10여명을 치안요원으로 파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주요 일정 청와대에서 열릴 정상회담은 먼저 오전 9시30분 부시 대통령 내외에 대한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된다.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10여분 간 열리는 환영식에는 총 273명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군악대가 동원된다. 이어 9시45분부터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회담에는 미측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조슈아 볼튼 비서실장, 제임스 제프리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케빈 설리번 홍보보좌관,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니스 와일더 보좌관이, 한국 측에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태식 주미대사,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이동관 대변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7명씩 배석한다.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은 11시부터 25분 동안 녹지원 잔디밭에서 열리며, 기자회견이 끝나면 양 정상은 오찬장으로 이동해 티 타임을 가진 뒤 청와대 상춘재에서 양 정상 부인들 및 부시 대통령 딸 바버라양과 함께 오찬을 갖는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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